장기간 방치로 붕괴 위기에 놓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제주별장인 '귀빈사(貴賓舍)' 정비 사업이 내년 초 마무리된다.
제주시는 최근 문화재청이 전기 및 수도시설에 대한 설계변경 승인을 허가함에 따라 이달부터 복원ㆍ정비 공사에 들어가 내년 2월에 이승만 별장에 대한 문화재 보존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건물 보수 2억4,600만원, 집기류 보전 처리 1억원 등 총 3억4,600만원이 투입된다.
1957년에 지어진 이승만 별장은 건물 노후화로 급속히 훼손돼 2010년 실시한 건물구조 안전진단에서 보수와 보강이 필요한 D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시는 당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20억원을 투입해 귀빈사를 중심으로 기념관을 조성,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4·3의 집단학살' 책임자로 거론되는 이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짓는데 지방비 투입을 반대하는 4·3유족회 등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이후 시는 유족회 등과 오랜 논의 끝에 기념관 건립 계획을 접고 당장 시급한 보수ㆍ정비 사업만 추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56번지에 있는 귀빈사는 국가원수가 사용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2004년 9월 등록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됐다. 연면적 234.7㎡ 규모의 1층 건물 내부에는 16㎡가량의 전용 침실을 포함한 4개의 방과 프란체스카 여사의 화장대, 응접실, 주방, 벽난로, 욕실, 수세식 화장실, 원형식탁 등이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1957년과 1959년 두 차례 이용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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