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완료했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어 MBK가 ING생명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라이프투자의 ING생명 대주주 자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리적으로는 사모펀드의 보험사 인수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법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MBK는 8월 ING그룹과 ING생명 한국법인의 지분 100%(820만주)를 약 1조8,400억원에 인수,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9월 MBK의 대주주 변경승인 요청을 접수한 후 3개월간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심사해왔다.
이로써 사모펀드의 국내 보험사 인수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간 시민단체와 야당은 MBK가 국내 사모펀드이긴 하지만 ING생명 인수대금 중 대출을 제외한 주식인수자금 대부분이 외국자본인 만큼 외국 사모펀드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미국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2004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한 사례를 들어 반발이 거셌다.
김득의 금융시민연대 대표는 금융위의 승인 결정에 대해 "사모펀드가 보험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사모펀드들이 매물로 나온 금융회사를 대거 사들일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모펀드 특성상 단기 수익을 내기 위해 채권이 아닌 파생상품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 자본이 많다고 외국계라고 볼 게 아니라, 외국법을 따르는지 여부로 법인을 판단해야 한다"며 "외국계인 론스타와는 달리 MBK는 국내법 적용을 받고, 국내 금융당국의 감시 하에 있다"고 강조했다.
MBK 측은 "ING생명 경영진과 긴밀히 협조해 기업가치 제고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금융위 승인 결정을 환영했다. MBK는 조만간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고 소속 보험설계사들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해 ING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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