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가 제정하고 GS가 후원하는 제45회 한국일보문학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렸다. 이준희 한국일보 부사장은 수상자인 소설가 손보미(33)씨에게 상금 2,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시상식은 심사평과 축사, 시상, 수상 소감 발표 순서로 진행됐다. 본심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황종연 동국대 교수는 심사평에서 "손씨의 소설은 가장 사사롭고 친밀한 영역 속에 미스터리가 존재하고, 그것이 해명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불가해한 것으로 바뀌는 순간을 즐겨 포착함으로써 친밀과 결속을 해치는 불안과 의심의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냈다"며 "현대인의 일상에 대한 해부라는 면에서 상당한 진전을 우리에게 약속하는, 머잖아 큰 작가가 될 차세대 대표 주자"라고 평가했다.
수상 소감에서 손씨는 "이렇게 소설을 써도 되나 불안하고 힘들 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게 돼 '내가 잘 하고 있구나' 안도감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돌이켜보면 오늘날 소설을 쓰게 된 것은 저 대신 저를 믿어주고 저를 격려해준 사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상을 받으면 '열심히 쓰겠습니다'가 늘 소감이었고 그게 진심이었지만, 오늘은 '예전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돌아가서 재미있게 소설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색다른 소감을 말하고 싶다"며 "스물 한 살 무렵부터 제가 저를 가장 믿을 수 없는 순간에도 저를 믿어준 한 사람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한 사람'의 축사가 이어졌다. 10여년 전 경희대 국문과 소설 창작 동아리에서 만나 손씨와 22일 결혼하는 동료 작가 김종옥(39)씨다. 김씨는 "대학 2학년 때부터 부부 이야기를 쓰는 보미에게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해 상처를 줬는데, 오히려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진정성이란 경험과 관계된 것이 아님을 제가 배웠다"면서 "손씨의 수상은 오로지 손씨의 재능 때문"이라고 축하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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