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항의 존폐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 동안 KTX 경주노선이 개통과 고속도로 신설 등으로 승객이 지속적으로 준 데다 내년에 KTX경주-포항 전용노선이 개통하면 또다시 절반 이하로 급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적자규모도 폭증, 자칫하면 예천공항처럼 폐쇄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지역사회에 번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 등에 따르면 한때 포항-서울간 항공편은 하루 25회에 달했다. 하지만 2010년 KTX신경주역사가 문을 열고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과 주변 국도 확포장 등 철도ㆍ도로 교통 사정이 획기적으로 나아지면서 지금은 하루 8회, 주 56회에 불과하다.
그 동안 포항공항 이용객의 다수를 차지하던 서울-포항간 승객들이 KTX로 갈아탄 탓이다.
포항공항 이용객도 2003년 64만5,494명에서 지난해는 26만2,198명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11월말 현재 21만8,498명에 불과해 지난해보다도 2만~3만명 가량 더 줄 것으로 보인다.
이용객이 줄면서 포항공항은 적자규모가 전국 지방공항 중 1, 2위를 다투는, 한국공항공사 입장에서는 가장 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포항공항의 적자규모는 2007년 50억원에서 지난해엔는 82억원으로 11개 지방공항 중 울산(89억원)에 이어 2번째로 늘었다. 공항규모가 더 큰 여수(82억원)와 무안(79억원)과 비슷하다. 2011년에는 78억원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 말 KTX경주-포항간 직통선이 개통하면 더 심해질 전망이다. KTX포항노선이 개통하면 현재 승용차로 4시간 이상 걸리는 포항-서울간 운행시간은 2시간30분으로 단축된다. 복잡한 탑승수속과 김포공항에서 서울 도심 진입시간 등을 고려하면 이용요금이 같더라도 항공편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대구공항의 국내선 이용 승객은 2003년 210만5,062명이었으나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줄기 시작해 2005년에는 93만7,980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내년 말 KTX직결선이 개통하면 항공사들은 더 이상 포항-김포노선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항공항이 존폐위기에 몰리자 지역 주민들은 포항시가 나서 포항공항을 취항하는 항공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공항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때 조례까지 제정하고도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포항-제주 취항노선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해 한국공항공사 측이 일시적 항공료 할인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는 내년 1월12일까지 포항-김포노선 이용 승객을 대상으로 최고 30%까지 항공료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또 공항에서 과메기 무료시식회, 무료건강검진 서비스 제공, 포항시내 전경 사진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로 이용객 잡기에 나섰다.
김범석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 파트장은 "포항-서울간 첫 비행기는 오전 10시, 마지막이 오후 5시20분인 것을 조정하고, 국제공항으로 승격시켜 포항에서 대구나 김해, 인천 등을 거치지 않고 중국이나 일본, 홍콩 등 동남아지역 노선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대책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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