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10일 조석래(78)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 해외 SPC(특수목적법인)를 이용한 역외탈세,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 소유인 미국 별장 등을 통한 자금은닉 등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6분쯤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해 12시간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0시20분쯤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청사를 나섰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들들과 함께 수사를 받는 심경이 어떠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만 답한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조 회장은 지병인 심장 부정맥 증세가 악화해 지난 5일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검찰은 11일 조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조직적인 불법 행위를 지시ㆍ묵인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ㆍ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효성의 1조원 이상 분식회계, 3,651억원 규모 탈세 혐의를 밝혀내고 조 회장, 이 부회장, 고 상무, ㈜효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임직원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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