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생계형 차량으로 불렸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0일 한국지엠 관계자는 "두 차종 생산연장 문제를 놓고 정부와 협의를 벌여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당초 방침대로 1월부터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하던 라인에서 내년부터 경차 스파크를 생산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생산설비 및 부품조달 준비에 착수했다.
1991년 첫 선을 보인 다마스와 라보는 700만~9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 덕에 택배 퀵서비스 세탁업 등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 상공인의 생계수단으로 널리 쓰였다. 하지만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 등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오자 한국지엠은 "새로운 규제를 충족시키려면 도저히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생산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생계위협을 호소하며 두 차종의 단종을 막아달라는 청원서를 청와대 등에 제출했다. 정부와 한국지엠은 규제적용시점을 늦추는 문제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지만 최종 조율에 실패했다. 연간 1만~1만2,000대 수준으로 팔리던 두 차량은 단종을 앞두고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몰려, 이미 지난 3분기에 작년 판매실적(1만3,908대)을 뛰어 넘기도 했다.
정부는 한국지엠측과 협의를 지속, 가급적 생산재개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다른 차종생산을 위한 설비 전환 작업에 수개월의 시간도 시간이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며 "한국지엠 입장에서 두 차종이 그런 수고를 하면서까지 생산을 재개할 제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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