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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자족마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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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자족마을 생긴다

입력
2013.12.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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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서북구 삼곡마을. 총 69가구가 거주하는 이 작은 마을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가스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

도시가스(천연가스ㆍLNG)가 들어오지 않는 시골인 터라 그 동안 이 마을 주민들은 액화석유가스(LPG)통을 배달시켜 취사를 해왔다. 난방은 기름(등유) 보일러였다. 하지만 이젠 LPG저장탱크를 지하에 묻고 집집마다 연결시켜 가스로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도시가스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마을에 매설된 LPG탱크는 2.9톤 규모. 총 연장 1.7㎞의 배관이 탱크와 각 가정을 연결한다. 삼곡마을은 11일 이 공사 준공식을 갖고,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가스 취사ㆍ난방시대'를 열게 됐다.

기름과 가스통을 각각 배달시켜야 하는 불편이 없어졌으니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다. 위험해 보이는 가스통이 사라져 미관도 좋아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혜택은 비용절감이다. 주민들은 각 가정 당 연간 139만원의 연료비를 부담했는데, 유통비용이 사라지면서 앞으론 91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34%가량 비용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심곡마을의 변화는 LPG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단위 LPG 배관망' 사업의 첫 결실이다. 도심보다 소득이 낮지만 거리상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비싼 LPG나 등유를 사용했던 주민들의 부담을 완화해주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 사업배경엔 LPG업계의 절박한 현실도 자리잡고 있다. 갈수록 가정용 LPG수요가 줄어들어, 설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LPG는 크게 ▦택시 등에 쓰이는 부탄 ▦가정에서 쓰는 프로판으로 나뉘는데, 프로판 수요는 매년 급감하는 추세다. 아파트 등 대단위 주택단지가 보편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LNG가 가정용 에너지공급을 도맡고 있기 때문.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농ㆍ어촌에선 여전히 가스통 형태의 LPG(프로판)이 쓰이지만 안전성, 미관, 비용 측면에서 모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LPG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가정용은 점점 외면 받고, 주력인 택시마저 압축천연가스(CNG) 및 경유 도입을 추진하면서 고사위기에 처한 것. 때문에 업계는 농어촌 가정들이 계속 LPG를 쓰도록 마을단위 저장탱크와 배관망 구축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정부도 농어촌의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사업비를 최대 90%까지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도마다 1개씩 모두 9개 농어촌 마을을 선정, 마을당 3억원씩 총 2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배관망 사업은 농어촌 주민에게도 도시가스와 같은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설치에 자기부담도 적어 확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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