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이 무색하게 계층 대물림 현상이 다른 선진국보다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대 마일스 코락 교수가 22개국의 부모ㆍ자식 세대가 같은 계층에 머무를 가능성(0∼1)을 조사한 결과, 미국은 0.47로 파키스탄(0.46), 아르헨티나(0.49)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수치가 낮을수록 부모ㆍ자식 세대 사이의 계층간 이동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소득 수준 상위 10%에 속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의 26%가 또다시 부모 세대의 소득 수준을 갖게 됐고, 나머지는 대체로 상위 30%에 포진했다. 소득 수준 상위 10%의 부모를 갖고도 소득 하위 10% 수준으로 떨어지는 자녀는 3%에 불과해 부모의 소득 수준이 상당수 자녀에게 대물림됐다.
덴마크가 0.15로 가장 낮아, 한 세대가 지난 뒤 계층간 이동 가능성이 높았다. 이어 노르웨이, 핀란드, 캐나다, 호주, 스웨덴, 뉴질랜드,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0.17∼0.34로 비교적 낮았다. 반면 선진국 가운데 영국과 이탈리아가 나란히 0.5로 평가돼 페루(0.67), 중국(0.60), 브라질(0.58) 등 개도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CNN은 세대 간 계층이동에 부모의 소득수준과 안정적 가정생활, 과세방식과 분배 등 사회정책이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코락 교수는 "부유한 부모는 자녀 교육에 돈을 많이 쓸 수 있다"며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이혼율, 한 부모 가정 비율, 10대 임신율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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