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네가 나를 안다고,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하느냐'는 문장은 영어로 'I am who I am, I say what I say. Don't put words in my mouth'라고 한다. 남이 하지도 않은 말을 짐작이나 상상으로 걸고 넘어지는 사람에게 응수할 때 쓰는 말이다. 간단하게 'I didn't say that. Don't put words in my mouth(그런 말 한 적 없어. 말을 지어내지마)' 또는 'You're putting words in my mouth(너는 말을 지어내고 있어)'라고도 한다. 좋게 말하면 'Don't get me wrong(오해하지 마)'라는 뜻이지만 '왜 내 말을 왜곡하느냐'는 의미다.
최근 국내 정치 사회 분위기는 온통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언쟁의 연속이다. 다툼의 주체는 상처를 받고, 구경하는 사람들은 식상해 한다. 이런 시기에 미국의 두 대통령의 일화가 떠오른다.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은 리처드 닉슨이 대통령이 되기 20년 전 그를 두고 "닉슨은 나쁜 사람이고 거짓말쟁이다. 한 입으로 두 말하고 실수로 진실을 말하다 들키면 그걸 숨기려고 또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이 말이 화근이 되어 닉슨 대통령은 훗날 사소한 것을 숨기고 우기다가 대통령직에서 물러 났으니 말은 얼마나 무서운가.
어느 경제학자는 'Talk is cheap because supply exceeds demand(말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듣고 싶은 사람은 적은데 말만 무성하니 값싼 언어가 남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은 사실 한국의 정치계에 필요한 말처럼 들린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는 'The mouth obeys poorly when the heart murmurs(흥분한 채 말하면 실수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격언 중에는 'To speak and to speak well are two things. A fool may talk, but a wise man speaks(그냥 말하는 것과 말을 잘 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바보는 말하고 현자는 발언한다)'는 것도 있다. 우리말 중에도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있는데 영어로 'Let a fool hold his tongue and he will pass for a sage'라고 한다. 말꼬리 잡히는 것도 바보지만 그것을 꼬투리 잡아 1년 내내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도 참으로 짜증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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