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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1억 관객 돌파… 그러나 쓴웃음 짓는 충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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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1억 관객 돌파… 그러나 쓴웃음 짓는 충무로

입력
2013.12.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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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무로는 대호황이다. 지난달 이미 지난해 전체 관객 수(1억1,461만명)를 뛰어넘었다. 사상 첫 1억 관객을 돌파한 지난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가 따를 정도로 호경기였다. 올해는 더욱 유례를 찾기 힘든 호황이라 할 수 있다. 1,000만 영화 1편('7번 방의 선물')에 1,000만에 육박하는 영화 2편('설국열차'와 '관상')이 올해 흥행 성과를 이끌었다. 충무로 곳곳에서 폭죽 같은 환호가 터져나올 만하다.

현실은 딴판이다. 호황의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다. 흥행 상위 영화 몇 편이 수익을 대부분 차지하는 승자 독식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돈 버는 영화만 돈을 더 벌고 흥행이 저조한 영화는 쪽박을 차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한국일보가 10일 영화진흥위원회의 관객 통계(9일 기준)를 분석해 본 결과 올해 한국영화 개봉작 169편의 2.9%에 불과한 흥행 상위 5편이 전체 관객 수(1억1,689만명)의 38.8%(4,539만명)를 차지했다. 지난해 흥행 상위 5편의 시장 점유율(36.2%ㆍ4,155만명)보다 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2011년엔 흥행 상위 5편이 전체 관객 수의 35.6%(2,957만명)를 가져갔다. 해가 갈수록 흥행전선의 승자가 시장의 과실을 독차지하는 현상이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흥행 상위 10편의 시장 점유율도 증가해 흥행 상위 10편이 60.4%(7,063만명)의 관객을 차지했다. 지난해 54.3%보다 무려 6.1%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2011년 흥행 상위 10편의 시장 점유율은 52.3%였다.

미국 영화시장과 비교하면 한국 영화시장의 편중 현상이 비정상적임을 알 수 있다. 본보가 흥행 통계 전문 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 시장에서 흥행 상위 5편이 거둔 매출액(16억7,151만 달러)은 전체 매출액(100억4,700만 달러)의 16.6%에 불과했다.

영화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는 국내 극장들의 상영 문화에서 비롯됐다. 흥행이 된다 싶은 영화들은 집중적으로 상영하고, 관객들이 좀 멀리한다 싶으면 바로 상영을 중단하는 '모 아니면 도'식의 상영 방식이 특정 영화로의 흥행 쏠림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름 휴가철 등 극장가 대목 때마다 논란을 일으키는 특정 영화들의 스크린 독과점이 이 현상과 관련 있다. 4개 대형 투자배급사들의 영화시장 과점에 따른 현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CJ와 쇼박스 등 대기업들이 마케팅 등 물량 공세로 흥행 가능성 높은 영화들을 시장에 적극 밀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영화 관람 문화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부정적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보기보다 몇 편의 영화만 즐기고 있는 현 상황이 언제든 급속한 시장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한국영화 관객층이 실제론 매우 얇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나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라며 "미국보다 더 작은 한국 시장에서 벌어지는 흥행 편중 현상이라 산업적으로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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