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묻는다. 사랑이 불법이냐? 물론 사랑은 합법이다. 하지만 남성끼리 결혼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헌법 제36조 1항은 결혼을 양성간의 결합임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 김조광수(48)씨와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29) 대표가 10일 오전 혼인신고서를 우편으로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서울 서대문구청은 남성끼리 혼인이라는 이유로 혼인신고서에 관한 불수리 통지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헌법 36조 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한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혼인 신고를 거부한다면 명백한 성 소수자 차별이다”고 반발했고, 김승환 대표는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부라서 전세자금 대출 등 누리지 못하는 권리가 많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석태 변호사는 불수리 불복 소송을 내고, 재판 과정에 따라 헌법소원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72개 종교ㆍ시민단체로 구성된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는 동성결혼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9월 7일 서울 청계천 앞에서 공개 결혼식을 올렸는데, 이때도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 단체가 반대 시위를 펼쳤었다.
동성결혼을 법으로 허용하는 나라는 네덜란드와 캐나다, 브라질 등 15개국이다. 미국은 하와이와 일리노이, 뉴욕 등 15개 주만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그러나 중동, 아프리카 등에선 동성결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은 중범죄로 취급한다. 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는 법적 규정이 따로 없어 동성결혼이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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