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고 짧았다면 짧았을 시간, 딱 10년이다. 가수 한소현(36)이 밴드의 보컬 멤버가 아닌 온전히 그만의 목소리를 냈다. 데뷔 10년 만에 첫 솔로 미니앨범 (oh my darling)으로 팬들 곁에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온전한 내 얘기 들려주고 싶다
한소현은 2003년 보컬 강사로 시작해 2008년 라운지밴드 써드코스트(3rd coast)의 목소리를 맡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어쿠스틱 밴드 스탠딩에그 객원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OST와 광고 음악에도 참여하면서 솔로 도전에 관한 욕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써드코스트 멤버(최지호)가 미국 유학을 가면서 활동의 폭이 현저히 좁아졌다. 동시에 공연 갈증은 커졌다. 라운지 음악을 주로 하는 써드코스트나 객원 보컬인 스탠딩에그로는 무대에 설 만한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써드코스트는 일렉트로닉 라운지 음악이다 보니 리듬이 강했어요. 반면 저는 어쿠스틱한 듣기 편안한 노래들을 모았죠. 전체적인 느낌은 여자가 이별 후 맞이하는 아침의 담담함, 초연함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노래하다
한소현은 이번 솔로 앨범의 전곡을 작곡했다. 타이틀곡 ‘미안해’를 비롯해 총 6곡을 담았다. ‘미안해’는 리드미컬하면서도 모던한 록 비트의 곡으로, 다양한 악기들의 웅장한 사운드와 이별의 순간을 담담하게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오 마이 달링'은 한소현의 음악적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해 몽환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팝발라드다. ‘나이트앤데이’는 스윙재즈 리듬으로, ‘고 어웨이’는 펑키하게, ‘잘자요’는 슬로 발라드로 다채로운 시도를 담았다. 여성 청자들은 소곤소곤 얘기하듯 ‘오 마이 달링’에, 남자들은 확 지르는 ‘고 어웨이’에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저는 지금껏 한 번도 사랑을 쉰 적이 없어요. 여자들이 사랑할 때 느끼는 감정을 달리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가슴 아픈 이별 후의 먹먹한 느낌을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이별에 관한 미안해, 고 어웨이를 넣었고요.”
솔로 앨범이지만 작업에는 써드코스트의 리더 권성민이 적극적으로 프로듀싱을 맡았다. 또 오래 전부터 친분을 나누는 한일 뮤지션들도 손을 거들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 작사가 박창학, 피아니스트 양자인, 기타리스트 샘리, 일본의 브라스밴드 젤리피쉬(Jelly Fish), 영화 음악가 노리히토 스미토모도 참여했다.
●10년 후에도 가수이고 싶다
오는 20일에는 서울 삼성동 베어홀에서 생애 첫 단독 공연 도 예정돼 있다. TV 등 여타 활동을 하지 않아 공연이 팬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나누는 유일한 자리다. 하지만 써드코스트 때는 셋이서 마주하던 팬들을 혼자 맞이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처음으로 2시간 동안 혼자 모든 걸 하려다 보니 제가 끌어가야 하는 부담이 커요. 그래도 연말이니까 캐롤도 불러요. 솔로와 커플 모두 따뜻하게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요.”
한소현은 프랑스 가수 제인 버킨을 닮고 싶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가수뿐만 아니라 스타일 아이콘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소현은 버킨의 공연을 직접 본 뒤 감명을 받았다. 나이를 초월해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방법을 아는 연륜에 반했다.
“10년이 지나도 저도 버킨처럼 계속 노래를 하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 분처럼 세상을 많이 알고 음악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이현아기자
사진=테이크원 뮤직 제공
한국스포츠 이현아기자 lalala@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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