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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2년 <中> 정치] 장성택 퇴출로 당 행정부 무력화… 軍이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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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2년 <中> 정치] 장성택 퇴출로 당 행정부 무력화… 軍이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

입력
2013.12.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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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2년 동안 북한 권력 구도는 요동을 쳤다. 여기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이 가세하면서 향후 당ㆍ정ㆍ군 간 치열한 파워게임은 더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게 됐다.

김정은 체제 2년은 군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당의 입지가 강해지는 과정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의 기능 및 권한 강화 드라이브는 장성택이 주도한 측면이 크다. 김 제1위원장을 최고 권력자로 옹립한 후견세력의 선두주자인 장성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 군이 주도하던 경제사업, 특히 외화벌이 사업을 당으로 옮겨 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경제사업은 장성택이 부장을 맡고 있는 노동당 행정부 주도로 진행돼 왔다.

그런 점에서 경제사업을 주도하던 노동당 행정부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장성택 일당이 국가재정관리체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팔아버렸다"며 자원 수출 등 북중경제 협력을 사실상 장성택과 그 측근들이 담당하면서 도를 넘는 비리를 저질렀다고 지목했다.

장성택의 숙청으로 일단 노동당 전성시대를 대변했던 행정부는 해체에 준하는 철퇴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07년 행정부 부활 이전까지 그 기능과 권한을 맡았던 당 조직지도부가 다시 전면에 설지, 군부가 다시 득세할지 초미의 관심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 정치' 시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북한군부는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4대 핵심직위인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작전국장 등이 수시로 교체되면서 끈끈한 연대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군부에 대한 힘빼기 작업은 2012년 4월 민간인 출신인 최룡해를 군 총정치국장에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군 서열 2위이자 군 작전을 지휘하는 총참모장은 리영호에서 현영철로, 다시 김격식에서 현재의 리영길까지 무려 4번이나 교체됐다.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 역시 김영춘에서 김정각으로, 다시 김격식에서 장정남으로 바뀌었다. 롤러코스터식 인사가 반복되면서 2012년 8월 이후 계급이 강등된 군 핵심인사가 8명이나 된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 퇴출로 당의 향후 일부 기능이 무력화될 개연성이 크다"며 "김정은이 군을 통해 최고지도자로서의 자리를 굳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과 군의 역학관계를 교묘히 활용해 김 제1위원장은 아버지(김정일)와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랬던 것처럼 '김정은식 북한'에 근접해 가고 있다. 숙청과 공포 정치라는 양 검을 들고서다. 김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끌었던 호위무사 7명 중 리영호 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4명이 이미 권력을 내려 놓았다. 이들은 김정은 시대를 일구고 또 선언했던 주역들이다. 집권 이후 당 부장급 이상, 정부의 상(우리의 장ㆍ차관에 해당)급 이상, 군의 4대 핵심 보직 등 주요 간부 218명 중 97명(44%)이 김 제1위원장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장성택의 공백을 메울 인사로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0순위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6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 "김정은을 맹종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최룡해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가안전보위부장을 맡아 사상통제와 사찰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김원홍은 최룡해를 견제할 대안 세력의 선두주자다. 정부 당국자는 "장성택과 그 측근에 대한 숙청 작업이 급물살을 타던 11월 하순 김 제1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공개활동을 빠짐없이 수행하던 이가 바로 김원홍"이라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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