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정원 안보5팀 직원 "박근혜 후보 트위터 글도 재전송… 공식 계정인지 몰라, 개인적 실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정원 안보5팀 직원 "박근혜 후보 트위터 글도 재전송… 공식 계정인지 몰라, 개인적 실수"

입력
2013.12.09 18:40
0 0

지난해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북심리전단 직원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운동용 공식 트위터 계정 글도 리트윗(재전송) 한 사실이 드러났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심리전단 안보5팀 직원 이모씨는 "지난 대선 당시 박 후보의 정견 및 동정 등이 담긴 공식 트위터 계정(@GH_PARK)의 글을 다수 계정에 리트윗 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2011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안보5팀에서 트위터 활동을 담당한 이씨는 "박 후보의 공식 계정인지 모르고 리트윗 했다.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 개인적인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당시 팀원들이 트위터 활동에 대해 선거 개입이라는 우려나 위험성을 인식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인식한 것은 맞다"면서도 "저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맸을 뿐인데 (남들은 선거 개입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안보5팀 직원들이 상부의 지시를 받아 트위터 활동을 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씨는 "파트원끼리 모인 자리에서 파트장이 이슈 및 논지를 시달하면 그 내용을 업무에 반영했다"며 "주로 구두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해 윗선의 지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특히 이씨는 지난해 12월 11일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불거진 뒤 안보5팀 동향과 관련해 "활동을 중단한 후 사태가 잠잠해 지기를 기다렸다가 올해 3월 대선 당시 만들어 사용했던 트위터 계정을 탈퇴했다"고 시인했다. 이씨는 이어 "제 입장에선 (탈퇴 지시자가) 팀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트위터 계정을 사용한 국정원 직원을 특정하지 못하는 등 증거물 미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검찰은 "이씨의 (계정과 공동으로) 묶인 계정이 어느 것인지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국정원이 변호인에게 받아 분석했다는 자료를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를 해 놓고 변호인 측이 문제를 지적하면 빼겠다는 식은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검찰이 적어도 '시드 글'(리트윗ㆍ동시트윗의 대상이 된 원 글) 2만6,000여건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쓴 것이 맞는지, 정치ㆍ선거 개입으로 본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가 정리될 때까지 증인심문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또 "내년 2월 선고를 목표로 한 것은 재판부 욕심이었던 것 같다"고 밝혀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16일로 예정된 다음 재판에서는 검찰이 다시 제출하기로 한 2,635개의 국정원 직원 의심 계정에 대한 자료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