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자 10명 중 1명은 소유 주택을 빌려주고 주거 환경이 더 좋은 곳에 전세를 얻어 수시로 이사하는 '전세 쇼핑'족인 것으로 추정됐다. 또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0% 가량은 두 채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재정학회가 내놓은 '우리나라 가구의 주택소유 및 점유형태' 논문에 따르면 통계청의 2012년 가계금융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소득 20% 가구(1,996가구) 가운데 소유 주택이 있는데도 다른 지역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임차해 사는 비율(234가구)이 11.7%에 달했다. 이들 가구는 소유 주택을 평균 1억3,180만원에 빌려준 대신 실제 거주하는 집의 보증금(1억6,910만원)으로는 3,000만원 가량을 더 썼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일부 고소득계층에선 소유 주택에서 나온 임대보증금을 바탕으로 주거 환경이나 교육 여건이 좋은 곳을 골라 2, 3년 단위로 이사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ㆍ하위소득계층에서는 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간소득계층(40~60%) 가운데 소유 주택이 있으나 타지에 사는 92가구의 자산 상태를 조사한 결과, 소유 주택에서 나오는 보증금(6,924만원)이 임차한 집 소유자에게 지급한 보증금(6,372만원)보다 600만원 정도 많았다. 이는 소유 주택보다 크기나 주거 여건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그 차액만큼을 살림에 보태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번 분석에서 전체 표본 9,892가구 가운데 거주하는 주택을 포함해 두 채 이상을 보유한 가구는 953가구로 10% 가량이었다. 주택을 3, 4채 보유한 가구는 각각 15가구와 5가구였고, 10채를 보유한 곳도 표본에 포함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