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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전태풍, 미풍에서 태풍으로 돌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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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전태풍, 미풍에서 태풍으로 돌변할까

입력
2013.12.0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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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전태풍(33ㆍ180㎝)은 프로농구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2009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로 KCC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전태풍은 화려한 개인기와 고감도 3점포로 ‘태풍’처럼 코트를 휘몰아쳤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올 시즌 전태풍의 활약상은 ‘미풍’에 가까웠다. 시즌 초반 베스트5로 출전했지만 팀이 패배를 거듭하면서 자신의 입지 또한 줄어들었다. 경기가 안 풀리다 보니 수비를 등한시한 채 무리한 공격만 시도하기 일쑤였다. 때문에 출전 시간은 들쭉날쭉하고, 벤치에 앉는 시간은 늘어만 갔다. 지난 시즌 평균 32분24초를 뛰었던 전태풍은 올해 10분 가량 출전 시간이 줄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지난 6일 삼성전 졸전 이후 선수단을 크게 야단쳤다.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방편이었다. 팀 내 최고 연봉자(5억원)이자 고참으로서 전태풍은 책임감을 느끼고 정신을 재무장했다. 그 결과 8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자신의 최다 득점인 30점을 집중시켜 팀의 연패를 끊었다. 추 감독은 “(전)태풍이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고 칭찬했다.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한 전태풍 또한 오랜 만에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지난 경기 때 창피해서 앞으로 똑바로 하려고 정신을 차렸다”면서 “그 동안 출전 시간도 적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조금만 더 좋은 슛 감각을 유지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태풍은 경기 운영을 혼자 도맡아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정통 포인트가드인 이현민이 올 시즌 팀에 새로 합류하면서 함께 코트에 설 때 공격에 치중할 수 있는 슈팅가드 역할을 소화한다. 전태풍은 “공격만 생각하면 훨씬 더 낫다”며 “힘을 덜 쓰고 체력을 아낄 수 있어 슛 감각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법.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포인트가드도 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전태풍은 어린 시절 눈을 안대로 가린 채 드리블 하는 연습을 수 없이 했다.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리거나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을 즐겼다.

오리온스는 9일 현재 9승13패로 공동 7위에 처져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전자랜드(10승12패)와의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하다. 아직 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은 만큼 반격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 전태풍이 자신의 이름처럼 ‘태풍’으로 돌변한다면 치고 올라갈 시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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