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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군대문화 2부-군대를 바꾸자] 3일간 실시… 심리검사로 주특기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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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군대문화 2부-군대를 바꾸자] 3일간 실시… 심리검사로 주특기 찾아줘

입력
2013.12.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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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동생과 스키를 타고 내려오던 중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①장애물을 통과한다 ②피해서 간다 ③형, 동생에게 알린다 ④제자리에서 멈춘다'

지난달 19일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33㎞ 떨어진 슈미스발트 징병센터. 지능검사실 컴퓨터 앞에 전날 입소한 평상복 차림의 19세 청소년 20여명이 사회심리검사를 받고 있다. 50분간 70여개의 문제를 풀어 군대조직 적응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마르크스 후이 징병센터장은 "징병검사 기간동안 사회심리검사 지능검사 등 400개 문항에 대한 검사를 통해 군 복무를 잘 해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6개 징병센터 중 하나인 이곳에서는 매년 6,500여명이 징병검사를 받는다.

반나절 안에 끝나는 한국과 달리 스위스의 징병검사는 2박3일간 이뤄진다. 입소 첫 날 공 던지기, 팔굽혀펴기 등 기본적인 체력검사와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것까지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둘째 날 각종 심리ㆍ지능검사를 실시하고 3일째 입소 전 사회경력 등을 고려한 특기적성검사를 거쳐 260개 주특기 중 병사 개개인의 경력과 적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주특기를 부여 받는다.

징병검사를 받은 이들은 이듬해 군에 입대해 18~21주 동안 훈련을 받고 퇴소한다. 이후 생업에 종사하면서 6년간 매년 19일씩 총 260일 간 복무하는 민병제다.

스위스의 징병검사가 2003년 하루 8시간에서 2박3일로 늘어난 것은 군 입대 후 부적응으로 중도 탈락하는 사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보다 자유롭게 자라난 세대가 입대하면서 사고가 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기강을 더 강하게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반면 스위스는 취리히공대와 사회심리검사 등을 개발,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군대를 바꿨다. 특히 스위스는 민병제 복무기간 6년 동안 총기를 집에서 휴대하기 때문에 군 부적응자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후이 센터장은 "징병검사 기간이 늘었지만 중도 포기자들을 미리 걸러냄으로써 결과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군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군은 입영대상자들과 소통에도 지대한 노력을 기울인다. 16세가 되면 주정부에서 편지를 보내 군 복무 의무가 있음을 알리고, 징병검사를 받기 한 해 전인 18세 때는 정보교류의 날을 열어 군용 물품을 전시하고 주특기에 대해 설명한다. 스위스 징병센터를 총괄하는 레느 바우만 대령은 "군에 대해 알지 못하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기 쉽고, 거부감과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군 복무가 왜 중요한지, 본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슈미스발트(스위스)=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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