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 도전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4050 기수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40대 기수론의 시초격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류 진입을 위해 이 논리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들은 여야 모두를 겨냥한 일종의 틈새전략 차원에서 '4050 기수론'을 내세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50대 기수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의원 중에는 최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4선의 원유철(52) 의원이 있다. 원 의원은 8일 "최근 중앙정치무대에 김기춘(75) 청와대 비서실장 등 원로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노장청의 조화를 위해서라도 지자체장에 50대 역할이 중요하다"며"아무래도 지방자치단체장은 현장을 다녀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50대 초반의 상대적으로 젊은 리더십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재선의 박민식(49)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펼치며 부산시장 도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부산에서 패할 경우 수도권에서 선전한다고 해도 지방선거 자체를 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40대 젊은피가 수혈돼야 한다"고 말했다.
'4050 기수론'이 나오는 것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중앙정치무대에'신(新) 386세대'(1930년대에 태어나 60년대에 사회활동을 시작하고 80세를 바라보는 이들을 일컫는 말)가 대거 진출해 있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 김 실장을 비롯해 정홍원(70) 국무총리, 남재준(70) 국가정보원장 등 현정부 실세들이 모두 노장이라는 점을 감안, 보완재 마케팅을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새누리당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56) 의원도 50대인 반면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진표(67) 원혜영(63) 의원은 모두 60대라는 점도 작용했다. 박 의원도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는 배경에는 부산시장 도전을 노리는 당내 경쟁자인 서병수(62) 의원과 권철현(67) 전 주일대사 등이 60대라는 점이 깔려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박근혜정부 들어 아무래도 정부와 청와대 인사들이 노쇠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이러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략"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이런 주장을 하는 의원들이 당 주류 인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지방선거까지 이 같은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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