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사은품도 많아집니다. 업체들은 특수를 잡기 위해, 평상시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선호도 높은 사은품을 내걸게 되는데요.
하지만 요즘 나오는 사은품들은 예사 사은품이 아닙니다. '사은품=공짜'고정관념을 깬 유료 사은품이 나오는가 하면, 수량이 제한되어 있는 '한정 사은품'도 등장했고, 심지어 인기 있는 사은품들은 온라인에서 따로 거래가 될 정도입니다.
사은품 마니아 층이 가장 두터운 곳은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의 사은품인 다이어리는 11월1일부터 연말까지 17잔을 마셔야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요. 커피나 음료 17잔을 마시려면 최소 5만8,100원이 드니까, 사은품 치고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셈입니다. 2만2,000원을 내면 별도 구매도 가능합니다.
스타벅스는 35만부를 찍어내는데 연내 다 소진됩니다. 워낙 인기가 높은 다이어리이다보니 온라인에선 다 모은 스티커(커피 17잔)나 다이어리를 1만원 대에 거래하는 글이 수백 건 이상 올라와 있습니다.
맥도날드도 사은품으로 대박 행진 중입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사은품 '헬로키티'인형 10여 만개를 1차로 준비했는데, 1주일도 안돼 모두 소진돼 5일부터 2차분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그냥 구매하면 8,000원, 뭐든 맥도널드 제품을 사면 4,900원을 내야 하는 데 이 역시 온라인에선 각종 후기와 함께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500원짜리 아이스크림만 먹어도 인형을 구매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원 상품보다 사은품 가격이 더 비싼 것이죠.
던킨도너츠는 일본 그림책의 곰돌이 캐릭터인 '플라잉재키' 인형을 1만5,000원 이상 구입한 소비자에게 2,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미 주요 점포 대부분에서는 구할 수 없습니다. 조기품절로 20일부터 다시 들여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외에도 커피빈이 5만원 이상 카드를 충전한 고객에게 증정하는 영국 브랜드 캐스키드슨의 다이어리 1만부도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된 상황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은품에 대해 비판의 시선도 있지만, 어쨌든 사은품도 이젠 분명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처럼 싸구려 사은품, 있으나마나 한 사은품은 이제 설 땅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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