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경기 안성의 너리굴 문화체험 마을에 주민 130여명이 모였다. 이날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인 '드림스쿨'1기 참가자들이 11개월 만에 한 군데 모이는 '홈커밍데이'였다.
사람들 앞에 선 김진우(가명ㆍ15)군은 꼬깃꼬깃한 대본을 손에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했다.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포기할 뻔했던 꿈을 드림스쿨로 이뤘다"며 그간의 사정을 털어 놓았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김군은 지난해 청소년 축구클럽에 들어가려 했지만 가입비가 없어 사실상 포기했다. 이때 그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드림스쿨에 참가하면서 청소년 축구클럽에 가입하게 됐고, 1년이 지난 지금 주장이 됐다. 발표에 앞서 선보인 동영상 속에서 그는 주장 완장을 찬 채 잔디 위에서 땀을 흘리는 뛰어 다녔다.
지난해 1월 김군을 비롯한 115명의 청소년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고 저마다 꿈을 찾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김군의 꿈 역시 그의 멘토였던 황중원 두산인프라코어 차장이 개인후원으로 축구클럽 가입비와 유니폼 등을 지원해주면서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보라(15)양은 "다른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듣고 나니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을 돌아보았다. 박수철(15)군도 "나중에 꿈을 이루게 되면 드림스쿨 홈커밍데이에 와서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수료식을 마친 드림스쿨 1기에 이어 올해 초에는 117명의 2기 멤버들이 꿈 을 찾아 도전 중이다. 지난 1년간 학생들은 자기 역량강화 교육,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과 각 분야 전문가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에 참가하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
성적이 하위권이었던 이하연(가명ㆍ15)양은 멘토(강승천 전무)를 만난 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양 주위에 공부를 도와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강 전무는 인터넷에서 찾아낸 기출문제들로 직접 문제집을 만들 정도로 살뜰히 살폈다. 이양은 "성적이 점점 오르면서 자신감도 높아졌다"며 "그 덕분에 소극적이던 성격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드림스쿨은 직원들에게도 보람을 안겨줬다. 드림스쿨 1기에 이어 2기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김영민 차장은 "내가 누군가의 꿈 찾기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그런 기회를 회사에서 만들어 준다는 데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멘토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지난 2년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재능기부로 드림스쿨에 동참했다. PD와 영화감독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을 제작한 김진만 문화방송(MBC) 프로듀서가 멘토링에 나섰고,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친구들을 위해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 경찰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 과학수사대 소속 김재원 경위 등이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 10월에는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명현 카이스트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로봇 기술을 시연하는 전문 멘토링을 진행했다.
지난해 1기 수료식에서 "꿈에는 수료식이 없다"는 이야기로 학생들을 격려했던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총괄 사장의 말처럼, 이달 말 수료식이 예정된 2기 멤버들 역시 "드림스쿨이 끝난 후에도 꿈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드림스쿨 외에도 두산인프라코어 기술원 엔지니어 출신 연구원들의 재능기부를 활용한 '주니어 공학교실' 역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08년부터 운영 중인 주니어 공학교실은 지역사회 발전과 과학영재 육성을 위해 두산기술원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공학 원리를 실험을 통해 쉽게 알려준다. 올해에는 매월 1회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의 소아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학교실을 운영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밖에도 전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드림 커뮤니티 데이' 활동을 연간 2회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창립기념일에는 서울 인천 군산 창원 등 두산인프라코어 4개 사업장에서 상비약을 만들고, 구급상자 1,300개를 지역 가정에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또 지난 5일 세계자원봉사자의 날에는 임직원이 직접 담근 김장김치 7,500 포기를 전국의 사회복지시설 및 저소득 가정 1,500세대에 전달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