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마디바'(넬슨 만델라의 애칭)의 위대한 삶을 기리기 위해 목청껏 노래하고 춤을 춥시다."(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전세계가 위대한 정치 지도자 만델라의 추모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만델라 자택 앞을 기점으로 남아공 곳곳에서 흑백이 하나된 추모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전세계가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5일까지 열흘 간의 추모 기간 세계 각국 지도자와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셸 여사는 10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FNB경기장에서 열릴 공식 영결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번 주 남아공을 방문한다. 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도 추모 행사에 함께 참석하자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과 연방정부 건물, 군기지, 해외 외교공관 등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8일 프랑스 방문을 마친 뒤 곧바로 남아공으로 이동해 10일 영결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찰스 왕세자도 남아공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고인의 고향인 쿠누에서 국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9일 남아공으로 출국한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도 정부 조문사절로 파견된다. 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와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도 10일 영결식에 참석키로 했다. 한국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8일 남아공으로 출국했다.
생전 만델라와 친분을 유지했던 유명인들도 속속 남아공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 미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도 추모 행사에 참가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남아공 당국은 10일 열릴 영결식에 FNB경기장 수용인원(9만5,000명)을 넘어서는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과 비교될 만한, 사상 최대 규모의 추모 행사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만델라 자택 앞에는 하루 평균 수 천명의 추모객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자택 문앞에는 헌화가 수북이 쌓여 있으며 담벼락에는 엽서와 초상화, 풍선 등이 빼곡히 붙어 있다. 또 자택 인근에서는 10~20명씩 모여 '만델라'를 연호하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남아공 정부는 만델라 시신이 수도 프리토리아의 제1 군병원에 옮겨졌으며 일반에 공개되기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 덮개 관에 담긴 만델라의 시신은 11~13일 프리토리아 유니언 빌딩(정부청사)으로 옮겨져 일반에게 공개된다.
만델라 가족은 성명을 내고 지구촌의 지지와 위로에 사의를 표했다. 이들은 "타타(아버지)는 생전 안락한 그늘을 줬던 바오밥 나무처럼 우리에게 보호막이 돼 줬다"며 "우리 가족의 기둥은 27년간 감옥에 갇혀 떨어져 있을 때처럼 떠나갔지만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기렸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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