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함께 만들고 함께 먹으니까 한국 양국 사이도 앞으로 좋아질 것 같아요.”
한류팬으로 알려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ㆍ사진) 여사가 한국 김치의 맛에 매료됐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7일 도쿄 미나토구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김장축제에 참석, 한일 문화교류를 통한 내조 외교를 펼쳤다. 아키에 여사는 이날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의 김장법 강의를 들은 뒤 직접 김치를 담그는 등 시종일관 김치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병기 주일대사의 부인 심재령 여사의 지도를 받으며 절인 배추에 양념을 다지기도 하고, 심 여사가 입안 가득 넣어준 김치를 맛보며 양손을 치켜 세우기도 했다. 아키에 여사는 “직접 김장을 해보니 재미있다”며 “세포기를 담갔는데 남편(아베 총리)에게 먹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시어머니가 (오늘 만든) 김장 김치를 자신에게도 좀 가져달라고 했다”며 “오늘 만든 김치는 언제 먹으면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 팬이자, 배우 박용하의 열렬 팬이기도 한 아키에 여사는 최근 한일 문화교류 행사에 잇따라 참석했다. 지난 9월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열린 한일축제 한마당을 시작으로 지난 달 구마모토현에서 열린 올레길 걷기 행사에 이어 지난 3일 도쿄 코리아센터(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일 아동작품교류전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얼어붙은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일본 황실 인사인 다카마도노미야 비(아키히토 일왕 사촌동생의 부인)도 참석, 자신이 담근 김치를 취재진 앞에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병기 대사는 한국의 김장 문화와 일본 식문화(和食ㆍ와쇼쿠)가 나란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을 언급하며 “김장문화의 특징이 함께 담그는 나눔의 문화라면 일본 식문화는 상대를 배려하고 대접하는 오모테나시(극진한 대접) 문화”라며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손잡고 미래로 나간다면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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