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 운남면과 신안군 압해도를 연결하는 다리 이름 결정을 놓고 양 주민들간 팽팽한 대립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전남도지명위원회가 심의를 또 연기했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지명위원회를 열어 무안 - 신안 간 다리 이름을 결정하려고 했으나 양 지자체 간 의견이 맞서는 등 갈등이 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에 심의하기로 했다. 도 지명위원회는 양 지역의 역사성과 특성 등을 고려해 이름을 짓기로 했다.
이 다리는 신안군 압해면 복룡리에서 무안군 운남면 연리에 이르는 총 6.4㎞ 구간을 연결하는 연도교로 지난 2003년 6월 착공, 올해 연말 개통할 예정이다. 사업비로 1,391억원 투입됐으며 약 1㎞의 교량과 접속도로 5.5㎞가 4차선으로 건설됐다.
하지만 무안군과 신안군은 각각 자체 지명위원회를 열고'운남대교'와 '신안대교'로 결정해 상대지역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지명위원들은 양 지역의 앞 글자를 따 '무신대교, 압운대교' 등을 거론했으나 역사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보류했다.
각종 시설물에 대한 이름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목포시와 압해도를 잇는'압해대교'를 '김대중대교'로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신안군민이 반발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결국 김대중대교 논란은 2년여 논란 끝에 당초 명칭인 압해대교로 결정됐다. 또 무안국제공항도 '목포국제공항'등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올해 초 개통한 이순신대교와 부속 교량은 이순신1, 2 대교로 결정됐다. 세계 최대 경간거리를 자랑하는 큰 다리는 이순신1대교로, 여수산단과 묘도를 연결하는 작은 다리는 이순신2대교(760m)로 결정했다. 또 영산강을 가로질러 영암군 삼호면과 해남군 산이면을 잇는 다리는'삼포대교'로 명명했다. 이 밖에 영산강을 가로질러 나주 시내와 광주전남혁신도시를 연결하는 다리는 '빛가람대교'로 결정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교량 명칭 결정은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역의 랜드마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양보가 쉽지 않다"며 "최대한 주민의 합의를 끌어내고 역사, 전통 등을 잘 고려해 이른 시일 안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비로 건설되는 각종 시설물 이름은 전남도지명위원회를 통과한 뒤 국가지명위원회를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