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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돌아온 피겨 여왕

입력
2013.12.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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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3)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김연아는 6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8.37점과 예술점수(PCS) 35.00점을 받아 합계 73.37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9월 오른 발목 부상 이후 올 시즌 국제 무대에 첫 출전한 김연아는 단숨에 베스트 점수를 갈아 치웠다. 종전은 아사다 마오(일본)가 그랑프리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기록한 73.18점이었다. 24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김연아는 2위 안도 미키(일본ㆍ62.81점), 3위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58.81점)를 제치고 선두에 자리했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그가 2006년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뒤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 통산 다섯 번째로 높다.

김연아는 올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약 9개월 만에 국제 무대에 나섰음에도 비교적 깔끔한 연기로 여왕의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전체 24명 중 15번째로 나선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을 맞아'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한 차례 점프 착지에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새로운 올리브 그린색 원단의 드레스를 입고 나온 김연아는 실연의 아픔과 청춘을 향한 그리움을 차분하면서도 애절하게 표현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기본점 10.10점)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훈련에서 이 점프를 할 때 좁은 링크장 탓에 비거리를 맞추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연결 점프까지 문제없이 착지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 점프를 정확히 뛰어오른 김연아는 카멜 스핀을 선보이며 연기의 전반부를 마무리했다. 곧바로 더블 악셀 점프(기본점 3.30점)를 시도한 김연아는 착지가 불안해 살짝 빙판에 손을 짚으며 기우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김연아는 공개연습 때 건너 뛰었던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도 실전에서 공개했다. 특유의 풍부한 표정연기와 함께 애절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스텝 시퀀스에 이어 체인징 풋 컴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김연아는 관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김연아는 경기 후 "실수를 했는데도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때보다 점수가 높았다"며 "점수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집중하려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축이 약간 흔들렸다"며 "시즌 첫 대회라 좀 긴장하긴 한 것 같다. 프리 스케이팅에선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7일 밤 같은 장소에서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연기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김연아의 우승이 확실시 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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