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에게는 이조차 과분한 실험인지 모르겠지만 50대의 저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에 매료돼 번듯한 직장에 사표를 내고 한 달 120만원 생활에 도전한다. 재산을 탈탈 털어 오피스텔 두 채를 마련하고 거기서 각각 받는 월세 60만원이 다른 돈벌이를 하지 않는 그의 한 달 수입. 그런데 이걸 어쩌나. 식비, 관리비, 교통비, 통신비, 경조사, 수강료, 모임 회비 등을 더하니 한 달 지출이 140만원을 넘어버린다.
하지만 경조사를 챙길 때도 돈 걱정을 해야 하는 좀팽이가 돼버린 느낌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잘 벌면서 살던 때의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빚 내지 않고 살만한 수준이다. 그 보다 소중한 건 겉보기엔 궁색해도 자신의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는 것이다.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았고 자연을 더 가까이 벗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만족감이 컸다. 이런 인생 꿈만 꾸지 말고 한 번 참고해 봄직하다. 살림ㆍ288쪽ㆍ1만3,8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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