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구적인 분단을 허용하지 않겠다.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날, 전 세계가 공유하는 가치가 실현되는 날을 기대한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체육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한미 파트너십과 공동번영의 60주년'을 주제로 한 정책연설 말미에 한국의 통일 문제를 언급하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학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한미 동맹은 동아시아 번영과 평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미국은 동맹국의 수호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부통령이 한국에서 정책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오후 2시 50분쯤 바이든 부통령이 연세대 체육관에 들어서자 재학생 등 1,000여명은 큰 박수로 환영했다. 그는 특유의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이며 손을 흔들어 박수에 화답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연설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중간중간 농담을 섞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바이든 부통령은 '북핵'과 관련,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이는 미국,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이 동의하는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방국 지도자들로부터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 "북한의 김정은에게 6자 회담을 위해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의 방공식별 구역 선포에 직접적인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지도자들과 수시간 대화를 했다"며 "우리가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한미 연합)훈련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일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할 뜻도 내비쳤다.
바이든 부통령은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을 기리는 묵념을 제안하며 "만델라는 한 나라를 자유로 이끈 위대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델라의 업적은 남아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넬슨 만델라 같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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