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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KADIZ확대 발표 앞두고 방한… 동북아 갈등 조정 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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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KADIZ확대 발표 앞두고 방한… 동북아 갈등 조정 잘될까

입력
2013.12.0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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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3일 일본, 4일 중국을 거쳐 5일 방한했다. 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선포를 앞두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조정자 역할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중일 갈등 세 기류

한중일 3국이 얽히고 설킨 갈등 기류는 온도차가 크다. 한국은 중국의 느닷없는 CADIZ 선포에 불쾌하지만 미일처럼 물리력을 행사하는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중국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하고 있어 갈등 수위가 낮다.

한일 양국은 일본측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으로 인한 불협화음에 방공식별구역 문제가 겹친 모양새다. 당장은 잠잠하지만 과거사 인식과 결합할 경우 폭발력이 강하다. 한미일 3각체제의 강화를 꾀하는 미국으로서는 난감한 문제다. 중일 갈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특히 무력충돌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사안이다.

한미간 인식 차

여기에 한미간 미묘한 인식 차로 문제가 복잡해졌다. KADIZ 확대는 CADIZ와 함께 동북아 역내 불안정을 가져오는 또 하나의 불씨다. 이는 현상유지(Status quo)를 바라는 미국의 이해와 맞지 않다.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에 앞서 이날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뿐 아니라 일본, 한국 등 역내 모든 국가들이 냉정을 유지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KADIZ 확대입장을 누차 밝힌 상황이다. 미국이 대놓고 반대할 경우 자칫 한미관계 악화로 비칠 수 있어 부담이 크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KADIZ 확대에 대한 미국과의 사전협의에서 우리측이 강하게 어필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일 마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지근한 상황관리

바이든 부통령은 일본, 중국 방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문제해결 보다는 상황관리를 통해 사태악화를 방지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바이든 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 제시한 '위기관리 체제'는 지난달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 이후 일본의 반발이 거세지자 중국이 내놓은 무마책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는 CADIZ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난감한 카드다.

이와 달리 바이든 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 CADIZ 선포에 대해 세게 맞붙는 모습이었다. 미 정부가 CADIZ를 통과하는 민항기에 대해 중국 당국에 통보하도록 조치하며 유화책을 구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강온 전술을 동시에 구사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CADIZ를 부인할 수 없지만 할 말은 다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KADIZ 설명하고 이해 구할 듯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6일 오전 바이든 부통령을 만나 KADIZ 확대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강조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ADIZ 문제를 미국과 협의해 조정하기 보다는 우리가 마련한 방안을 통보하고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회담 직후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정부는 바이든 부통령의 이한 직후 8일쯤 KADIZ 확대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은 방공식별구역을 둘러싼 한중일 3국 갈등의 심각성을 우려하면서도 원론적인 언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일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겠지만 박 대통령의 대일관이 워낙 뚜렷해 적극적인 설득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대외관계에서 부통령의 권한이 제한된 현실적 한계도 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동북아의 방공식별구역 갈등이 누그러지는 게 아니라 격해지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조정자 역할을 하려 해도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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