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학생들이 한방에서 중풍성 질환 등에 사용하는 우황청심원이 스트레스성 뇌손상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5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 연구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대전대 한의대 연구팀이 우황청심원이 만성스트레스성 뇌손상 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SCI급 보완대체의학분야 전문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의 이달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황청심원은 허준의 동의보감에 수록딘 처방으로 사향 우황 서각 대두황권 등을 합쳐 30종의 생약으로 구성돼 있다. 중풍성 질환이나 정신불안정, 뇌졸중 후유증 등에 한의학 처방으로 사용해왔다. 지금까지 중풍에 대한 효능을 확인하는 연구는 있었으나 스트레스에 의한 뇌손상 예방효과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우황청심원을 투여한실험군이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의 약 86.9%, 아드레날린(adrenaline)의 약 75.2%의 분비가 억제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코르티코스테론은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의 하나로, 스트레스를 느낄 때 수치가 증가하고 그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뇌조직의 변성을 촉진시킨다. 아드레날린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하나로 교감신경 말단을 흥분시켜 혈관의 수축, 심박수 증가, 심 수축력 증대, 혈압상승, 긴장과 수면장애 등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학습, 기억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뇌조직인 해마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에서도대조군이 만성스트레스에 의해 해마의 신경세포 분화가 억제된 반면 우황청심원을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신경세포 분화를 개선시킨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황청심원의 항스트레스 효과와 기전을 과학적으로 밝혔다는 의미를 지녔다. 연구팀은 앞으로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를 통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 물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의 이원융(본과 3학년)군은"한약 처방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의 하나인 우황청심원 효능을 규명할 수 있어 기쁘다"며"앞으로 다양한 한의약의 과학적 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황청심원은 예전부터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에 주로 사용돼왔지만 최근에는 직장인과 여성층의 스트레스 해소와 학생들의 시험 중압감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9개 제약사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규모는 연간 430억원 규모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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