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구매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수사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압수품인 마약을 삼켜 혼수 상태에 빠졌다.
5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 20분쯤 성남지청 수사관실에서 조사받던 장모(31)씨가 탁자 위에 놓인 마약을 삼킨 뒤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취업 준비생인 장씨는 지난달 말 자신이 복용할 목적으로 인터넷 해외 사이트를 통해 펜플루라민 계열의 신종 마약 15g을 주문해 국제우편으로 받으려 한 혐의로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었다.
장씨는 담당 수사관 이모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압수품 마약 10여g을 입에 털어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사관은 장씨의 휴식 요청에 조사를 중단한 뒤 화장실에 가면서 압수품을 책상 위에 내버려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무실에 또 다른 수사관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손쓸 겨를이 없었다”며 “장씨를 곧바로 병원에 옮겼으나 마약 진정성분이 강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흘이 지나도록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담당 수사관이 조사 지침을 어기고 압수품을 방치하는 등 과실 및 관리 소홀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해 징계할 방침이다.
성남=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