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이 50돌을 맞았다. 무역의 날은 1964년 우리나라 수출 1억 달러 돌파를 기념해 '수출의 날'을 제정한 데서 비롯됐다.
이 날을 만든 사람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자원도 자본도 없는 한국이 고도 압축성장을 이뤄내려면 수출밖에는 길이 없다고 판단, '수출입국'을 경제발전의 키워드로 삼았다. 한강의 기적은 수출드라이버 때문에 가능했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가 만든 무역의 날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유공자 유관기관장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0회 무역의 날'기념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토였던 무역입국 부활을 알리는 '제2의 무역입국'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반세기 전 수출로 나라를 세우겠다는 수출입국을 선언한 후 쉼 없이 달려왔다"면서 "갈수록 신흥국의 추격과 선진국 제조업이 부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경제부흥을 위해 제2의 무역입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020년 세계무역 5강ㆍ무역 2조달러 달성'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서비스, 중계ㆍ가공무역 등 신 수출산업육성 ▦중소ㆍ중견기업 수출역량 제고 ▦세일즈외교와 자유무역기반 강화 등 3대 실행과제도 제시했다. 아울러 "동북아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제도적 기반, 우리 기업의 글로벌 생산망을 결합한다면 중계ㆍ가공무역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수출드라이브를 연상시킬 만큼, 수출확대정책에 강한 의지와 애착을 보여왔다. 지난 5월부터는 매달 청와대에서 경제부처장관과 경제단체장 등이 참석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고 있는데, 이 자리에선 수출확대를 위한 정책발굴과 업계의 애로청취 등이 이뤄진다.
이 무역투자진흥회의도 거슬러 올라가면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수출진흥확대회의가 기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딱 다섯 번만 제외하곤 이 회의에 모두 참석했을 만큼 애착을 가졌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한편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수출실적은 4,68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수출액이 처음으로 5,000억 달러, 무역규모는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세계 7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다.
수출의 날은 1987년부터 수출입의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취지에서 무역의 날로 명칭이 바뀌었고, 무역 1조 달러 달성에 맞춰 기념일도 11월30일에서 올해부터 12월 5일로 바꿨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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