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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눈덩이 영암F1 결국 '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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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눈덩이 영암F1 결국 '펑크'

입력
2013.12.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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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로 꼽히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의 내년 대회 개최가 무산됐다. 2010년 첫 대회 이후 4년간 1,9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한 전남도 산하 F1조직위원회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개최권료를 낮춰달라며 대회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와 벌인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2016년까지 예정돼 있는 대회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져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5일 전남도에 따르면 국제자동차연맹(FIA)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2014년 F1 캘린더(일정)에 코리아그랑프리(GP)를 제외했다. 이 회의에서는 내년 3월16일 호주GP를 시작으로 11월23일 아부다비GP까지 19개 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한국, 미국(뉴저지), 멕시코 대회가 빠졌다.

대회 탈락의 이유는 F1조직위가 지난해 463억원이었던 개최권료를 내년 212억원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을 FOM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FOM과의 재협상을 통해 내년 대회를 쉰 뒤 2015년 대회를 다시 열겠다는 계획이지만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 지 미지수다.

이날 오후 박준영 전남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내년 4월 개최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과 개최권료 협상 어려움 등이 있어 내년 대회를 쉬기로 했다"면서"내년 대회를 쉬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 역점 사업이었던 F1그랑프리가 불과 5년만에 개최가 무산되면서 전남도는 딜레마에 빠졌다. 당장 내년 대회가 무산되면서 추가적인 적자 발생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이후 대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치적, 재정적 문제 등으로 인도의 경우처럼 1년만 쉬거나, 멕시코처럼 20년간 중단했다가 복귀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긴 하지만, 국제 신뢰도의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에서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 없이는 지속 개최가 불가능하다"며 잔여 대회(3년)를 모두 포기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아예 대회를 접을 경우 국제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고, 5,000억원을 들인 경기장의 사후활용도 과제로 남게 된다.

아울러 F1과 연계한 차부품 고급브랜드화 연구개발사업, 자동차 튜닝 핵심기반구축 사업 등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마다'F1 특수'를 누려온 광주와 전남 목포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 관광지 등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40여명으로 늘어난 대회 조직위 공무원의 재배치도 문제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무작정 저지르기 식의 행태가 지역 재정을 어렵게한다"고 비판했고, 정의당 전남도당은 "5,000억원에 이르는 경기장 건설비용과 1,900억원의 누적적자에 이어 대회개최 제외라는 망신으로 전남도민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광주=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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