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10년 전보다 4년 이상 늘었으나, 60세가 넘어서면 여생의 절반 가량은 질병으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2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1.4년으로 2002년보다 4.4년, 2011년보다는 0.2년(73일) 늘어났다. 남자의 기대수명은 77.9년이었으며, 여자는 6.4년이 긴 84.6년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병을 앓는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 상태의 기대여명은 남자(65.2년)와 여자(66.7년)의 차이가 크게 축소됐다.
각 연령대별 기대여명도 모두 늘었는데 ▲20세 남자 58.4년, 여자 65.1년 ▲40세 남자 39.2년, 여자 45.5년 ▲60세 남자 21.5년, 여자 26.6년 ▲80세 남자 7.7년, 여자 9.9년으로 추정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기대수명과 비교해보면 한국 남자의 기대수명은 OECD 평균(77.3년)보다 0.6년, 여자는 OECD 평균(82.8년)보다 1.9년 더 길다.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와 비교하면 남자(아이슬란드 80.7년)는 2.8년 짧아 34개국 중 20위, 여자(일본 85.9년)는 1.3년 짧아 6위였다.
암 심장병 당뇨병 등 사망확률이 높은 치명적 질병에 걸리지 않으면 남녀 모두 기대여명이 10년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기준 기대여명이 34.5년인 45세 남성이 암에 걸리지 않으면 기대여명이 4.63년 증가하고, 뇌혈관 심장 고혈압성 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까지 피하면 기대여명이 2.96년 더 늘었다. 기대여명이 40.7년인 45세 여성의 경우 이러한 병에 모두 걸리지 않으면 총 8.45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60세가 넘어서면 남녀 모두 건강상태가 크게 나빠져 질병이나 사고로 고통 받는 기간이 여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60세 남성의 경우 여생(21.5세) 질병 없이 사는 기간은 12.6세에 머물렀고, 60세 여성은 여생(26.6세)의 절반(13.2세) 가까이를 투병으로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70세와 80세가 되면 기대여명 가운데 건강상태인 비율이 각각 46.9%와 46.3%로 하락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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