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일 수십억 건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추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문서를 분석해 NSA가 하루 평균 50억건에 달하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 기록을 수집, 사용자의 동선을 파악해왔다고 보도했다. NSA는 이들 정보를 지도화하는 등 치밀하게 분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에 따르면 NSA는 국내외 이동통신회사의 전산망에 불법으로 접속해 정보를 수집했다.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외국을 여행하는 미국인 수천 만 명도 위치 정보 수집의 대상이 됐다. 2012년 10월 작성된 문서에는 휴대전화를 갖고 해외 여행에 나서는 미국인의 위치 정보를 추적할 때 필요한 해외통신망 접속 방법들이 기술돼 있다.
NSA는 방대한 분량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코트래블러(CO-TRAVELLER)'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 사용자의 동선과 통화자들과의 관계를 지도화했다. 또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통화할 때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도 이들의 위치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WP는 "NSA는 사업상의 이유로 모임을 가질 때나 개인적 이유로 병원을 갈 때 등 이유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의 크리스 소고이언은 "위치 정보가 민감한 문제인 것은 더 이상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를 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통신기기의 전원을 끄고 굴 속에 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프로그램은 합법적"이라며 "이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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