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김연아는 6일 오후 9시40분(이하 한국시간)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시작되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Golden Spin of Zagreb)' 여자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실전 무대에 선다. 김연아는 지난 9월 갑작스런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하며 당초 예정된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을 포기했지만, 이번 대회를 리허설 삼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는 김연아가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ㆍ쇼트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ㆍ프리스케이팅)'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대회 공식 연습이 진행된 지난 5일은 김연아가 공개된 자리에서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을 선보인 하루였다. 알렉산드라 쿠노바(슬로바키아) 킴 팔코너(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4조에 배정된 김연아는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빙판에 선 뒤 이내 우아한 연기를 시연했다.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의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가 흘러나오자 2분50초 동안 음악에 몸을 맡긴 채 표정과 몸짓, 스텝과 스핀으로 깊은 감정을 표출해 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쇼트프로그램에 대해 "아픈 사랑의 감정과 지나간 청춘의 그리움이 묻어나는 한 편의 드라마다. 김연아만의 표현력이 돋보인다"고 평하고 있다.
점프도 거의 완벽했다. 김연아는 공식 연습을 통해 더블 악셀이나 트리플 살코, 트리플 플립 등 단독 점프와 함께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등 콤비네이션까지 다양한 점프를 시도했다. 이는 이번 대회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번갈아 가며 선보일 점프들이다. 김연아는 비록 높은 기본점수를 자랑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단번에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깨끗한 점프 동작과 회전, 착지는 여전히 교과서적이었다.
김연아는 연습이 끝난 뒤 "쇼트프로그램 내용은 여주인공이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리움과 애절함, 과거를 회상하며 행복했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 표현을 연결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첫날이다 보니 피곤함이 없지는 않았으나 얼음에 적응하는 데 집중했다"며 "올림픽이 다가오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우승후보로 지목 받아 부담이 없진 않지만 그런 짐을 털고 편안한 마음으로 나서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한편 소규모 지역 대회인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김연아의 출전으로 인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크로아티아 현지 언론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에서 찾아온 취재진의 숫자만 무려 1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엔 일본의 안도 미키와 러시아의 신예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도 출전하지만 거의 모든 관심은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에만 쏠려 있는 상황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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