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기술검증에 광주시, 우회출자 업체가 SW와자사 기술진 데려가 3D변환 시연당시 기술책임자 검찰서 "우리 기술자 숙련도 검증한 꼴이 돼테스트 무의미했다" 진술홍인화 시의원 "정상적 기술테스트도 아닌데 마치테스트서 기준 미달해 갬코 사업 중단한 것처럼 거짓말" 주장시, "기술력만 있다면 사업성 있다고 판단해 테스트했다" 해명
최근 광주시의 3D(입체영상)변환 한미합작법인 '갬코'사업과 관련, 미국 측 파트너 K2Eon의 3D변환 기술 검증을 위한 '로스앤젤레스(LA)테스트'는 사기극이었다는 광주시의회 홍인화 의원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K2Eon의 3D변환 기술에 대한 정상적인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LA최종기술테스트 결과 변환속도가 계약 기준에 못 미쳐 광주시가 한미합작사업을 중단했다고 알고 있던 시민들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LA기술테스트를 둘러싼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해 9월 16일 오후 광주시청 브리핑 룸. 강운태 광주시장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갬코는 현 시점에서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ㆍ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며칠 전(9월12~14일) 실시된 K2Eon의 LA기술테스트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앞서 광주 측 파트너인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GCIC)은 K2Eon의 3D변환작업속도가 최종계약서에 명시된 기준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K2Eon이 2011년 12월 27일 GCIC와 450만 달러 장비 등 구매계약을 맺으면서 그해 8월 러시아 YUV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기술검증 때 보여줬던 변환작업속도(1시간 당 0.5초)보다 10배 이상 빠른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5.8배(2.9초)에 그쳤다는 것이다.
당시 광주시의회는 "갬코가 3D변환 원천기술도 없는 K2Eon에게 국제사기를 당해 70억여원을 날렸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온 데다 3D 변환기술도 이미 보편화한 상황에서 또 K2Eon과 장비 등 구매계약을 맺고 LA기술테스트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테스트를 반대했지만 시와 GCIC는 강행했다. GCIC는 "LA기술테스트 때 GCIC와 K2Eon측 기술진 등이 4명씩 참여했고, 변환 속도와 품질도 어느 정도 향상된 것을 확인했지만 결국 최종계약 기준에 못 미쳐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LA기술테스트가 세 차례 연기 끝에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이를 통해 K2Eon의 기술력 향상도 어느 정도 확인하는 등 나름 의미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강 시장도 "기술테스트 전에 사업을 중단하라는 요구도 있었으나 기술테스트를 함으로써 K2Eon의 기술실패 책임을 명확히 해 위약금(920만 달러)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시장의 갬코사업 중단 발표 직후 GCIC측 기술책임자로 테스트에 참여했던 3D변환전문업체 ㈜EMIG 이사 Y씨는 검찰 조사에서 "LA기술테스트는 무의미했다"고 완전히 다른 주장을 했다. EMIG는 광주시가 2011년 12월 GCIC를 통한 우회출자 방식으로 세운 회사다.
Y씨의 지난해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LA기술테스트의 핵심인 3D변환작업을 실시한 것은K2Eon이 아닌 EMIG 기술진이었다. K2Eon이 계약서상 자신들의 기술자를 테스트에 데려 오기로 했지만 기술진을 확보하지 못해 Y씨가 EMIG 직원 2명을 LA로 데려와 테스트를 했다. 또 K2Eon은 3D변환 작업에 사용하겠다며 내놓은 관련 소프트웨어도 YUV소프트사가 무료 배포한 사용기간 1개월짜리의 베타버전이었다. K2Eon이 계약 당시 YUV소프트사 소프트웨어에 자신들이 개발한 융합기술을 더한 신기술을 선보이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GCIC는 EMIG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던 YUV소프트사의 정품 소프트웨어로 테스트를 해야 했다. 결국 K2Eon의 기술테스트가 아닌 EMIG 기술력 테스트였던 셈이다. Y씨는 검찰에서 "(LA테스트 당시)3D변환 기술이 YUV(소프트웨어) 밖에 없는 상태에서 2011년 (동일)기술보다 변환속도가 빨라진다고 해도 그것은 기술자들의 숙련도가 늘었던 것이지 기술자체의 개선은 아니다"며 "더구나 우리 기술자에 의한 변환이니 기술테스트의 의미는 없다"고 진술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광주시의회에서 홍 의원이 "LA기술테스트는 사기극이었다"고 한 발언의 단초가 됐다. 홍 의원은 "광주시 등이 정상적인 기술테스트도 하지 않았으면서 마치 LA테스트를 해보니 10배 기준속도에 미달해서 갬코사업을 중단한 것처럼 거짓말 하는 것은 사기"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GCIC가 장비 등 구매계약 체결 이후 K2Eon이 기술테스트를 미루는 등 수 차례 계약을 위반해 굳이 LA기술테스트를 하지 않고 위약벌 청구를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이는 광주시가 국제사기를 당했다는 비난 여론을 피하면서 갬코사업 중단을 위한 그럴 듯 명분도 쌓기 위해 LA테스트를 강행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LA기술테스트 때 미국 측 기술진과 우리 측 기술진이 같이 테스트를 했다가 나중에 우리 측 기술진이 (3D변환 작업을)더 잘 하니까 교체하자고 해서 우리 기술진이 테스트를 했다"며 "당시로선 K2Eon의 기술력만 있다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LA기술테스트를 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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