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장면에서 백홍석이 지나가는 길에 ▲와 △를 교환해 둔 게 과연 이득인지 손해인지 아리송했는데 알고 보니 백홍석은 바로 상변에서 수를 낼 생각이었다.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젖힌 게 얼핏 너무 무리한 것 같지만 돌주먹이란 별명에 걸맞은 강수다. 덜컥 1로 끊는 건 2, 4 다음 6, 8로 돌려 치면 안에서 간단히 살 수 있어서 백이 실속이 없다. 백의 입장에서는 1로 호구 치는 게 좀 더 강력해 보이지만 이것도 역시 2로 단수 친 다음 4로 껴붙이면 흑돌이 의외로 탄력이 풍부해서 잘 잡히지 않을 것 같다.
이창호도 아직 초반이므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순순히 4로 물러섰다. 이후 5부터 13까지 흑이 상변 백진을 제법 부쉈지만 대신 백도 10, 12로 흑돌을 양쪽으로 가르고 나와서 별 불만이 없다.
다음에 흑이 우하귀 쪽을 지키거나 중앙을 강화하면 무난한데 백홍석은 이번에도 역시 최강의 선택을 했다. 21로 백돌을 갈랐고, 이창호도 당연히 22로 차단해서 여기서부터 다시 새로운 전투가 시작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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