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경주마들의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연배, 이하 사랑의열매)는 오는 8일 오후 2시 과천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시상대 앞에서 ‘연말 나눔 캠페인’에 거액의 성금을 기탁한 8마리의 경주마에게 국내 최초로 ‘사랑의 열매’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연말연시 불우이웃 성금을 기탁한 기부자들을 위한 행사는 많았지만, 동물에게 사랑의 열매를 전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랑의 열매 증정식에 참여하는 경주마들은 모두 서울경마공원에서 내로라하는 최강 실력을 보유한 스타마들로, 중요 경기에서 우승을 번갈아 차지하며 이름을 날린 바 있다. 때문에 8마리의 마주들은 말띠해인 2014년을 앞두고 말을 통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자신들이 소유한 경주마의 이름으로 총 1억 2,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한 것.
기부에 동참한 경주마 중 가장 눈에 띄는 경주마는 올해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를 포함해 6연승을 달성하는 등 최강의 국산 경주마로 평가받고 있는 ‘지금이순간’이다. ‘지금이순간’의 마주 최성룡씨가 대상경주 우승으로 벌어들인 상금 중 5,000만원을 자신의 경주마 이름으로 사랑의 열매에 기부의사를 밝히자 지용철 감독과 문세영 선수도 의기투합해 1,500만원의 기부금을 더하며 나눔에 동참했다. 이번 기부금은 가정형편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하는 한국맹학교 소속 3명의 장애 음악영재들에게 전달돼 악기와 레슨비 등 재능개발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조이럭키(박덕희 마주)’과 ‘풀문파티(강균호 마주)’, ‘으뜸칸(차영희 마주)’, ‘구만석(구자선 마주)은 청소년 장학금과 마필관계자 자녀 학자금으로 써달라며 1,900만원을 기부해 경주마 기부 행렬에 동참했고 ‘인디언블루’의 강용식 마주는 한국심장재단 청소년 환우 수술비로 500만원을, ‘광교비상’의 신항철 마주는 결식 독거노인 급식소에 300만원을 기부했다. 올해 대상경주 우승은 없었지만 ‘네버렛미다운’의 마주인 배우 길용우씨는 최선을 다해 달려온 애마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수득상금 중 1,000만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지대섭 서울마주협회 회장은 “경마선진국 미국과 영국, 홍콩, 일본 등의 마주들은 사회적 존경을 받으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최근 서울경마공원 경주마들의 기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며, 이러한 마주들의 아름다운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마주협회는 2008년부터 서울 사랑의열매와 공동으로 ‘동물명의 기부 프로젝트’를 시작해 경주마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마주들만의 독특한 기부문화를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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