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각지의 신축 아파트 및 일반 가정에서 먼지다듬이 일명 책벌레가 발견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예년보다 긴 더위, 긴 장마 때문에 덥고 습한 날이 많아지면서 책벌레 개체수가 급증한 것이다.
먼지다듬이는 1~3㎜ 크기의 미세 곤충으로,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먼지다듬이는 미세한 먼지나 균, 혹은 곰팡이 균을 먹고 살아가며 습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잘 번식한다. 특히 집안 내 싱크대 내부, 책, 책장 위, 벽 틈새, 벽지, 배관 틈새 등 상대적으로 습기가 많은 곳이 주요 서식처로 알려져 있다.
특히 채광과 환기가 잘되는 일자형 아파트 구조의 판상형 아파트에 비해, 도시의 바람길 형성과 세련된 외형 등의 이유로 성행했던 타워형 아파트는 가구 내 환기와 채광이 비교적 원활하지 않아 각종 균과 벌레가 생기기 쉽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지만, 우리 집에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 돋는 책벌레, 하지만 미국 농무부 산하 곤충/식물검역부에서는 “책벌레는 물지도,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며 “책벌레는 질병을 옮기는 원인으로 밝혀진 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준다는 사실도 입증된 바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책벌레가 서식하는 환경은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책벌레가 있다’는 것은 곧 집안이 지나치게 습해 곰팡이균이 핀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피부가 민감한 어린아이나 노인에겐 좋지 않은 환경인 셈이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이승환 교수는 “먼지다듬이 자체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서식하지 않도록 집안 환경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지다듬이는 신문, 포장 박스 등 다양한 경로로 집안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로 개체수가 급격히 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책벌레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좋을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집 내부 온도를 18~22도, 습도는 45~55%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책벌레가 서식하고 있는 가정이라면 물리, 화학적 방제를 동원해 최대한 빨리 책벌레를 퇴치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환기와 보일러 가동, 흡습제 설치 등으로 실내 온도·습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화학약품을 이용해 공간 틈새 등 공간 내부 깊숙한 곳과 모서리, 벽지 등에 서식하는 성충을 제거할 수도 있다.
단 한 번 책벌레가 생기기 시작하면 강한 번식력 때문에 완전한 박멸이 어려운 만큼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을 모두 병행해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
또한 이 교수는 “먼지다듬이는 습한 여름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겨울철 따뜻한 집안 온도에서도 발생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습도 관리와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집안 환경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책벌레 방제 팁으로는 △하루에 2회 이상 창문을 활짝 열어 먼지를 날리고 집안 공기를 순환시킬 것 △1년에 2번(초봄, 늦여름) 집안의 가구배치를 바꿀 것 △이불과 각종 천은 햇볕에 말려 완전 건조할 것 △부엌의 싱크대, 찻장 부근은 사용 후 마른걸레로 잘 닦아주어 습도상승을 예방할 것 △구석 곳곳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청소할 것 등을 추천했다. 포춘코리아 온라인팀 안재후 기자 anjaeh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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