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4일 실각설이 나도는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담회에서 장 부위원장의 행방과 거취를 묻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의 질문에 "상세하게 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류 장관은 이어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는 장 부위원장의 현재 소재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알고 있다"고 말해 장 부위원장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류 장관은 "(장 부위원장이) 11월 18일쯤 가택 연금된 상태고 업무가 정지돼 있으며, 향후 45세 이하만 고위직에 임명하고 65세 이후 고령자는 퇴진시킬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는 민주당 홍익표 의원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류 장관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장 부위원장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신변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상 징후가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정상적으로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에 대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순히 '설'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더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개 처형된 이용하 북한 행정부 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 외에 추가 숙청 여부에 대해서는 "(장성택) 관련 인물에 대한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외국공관에 나가 있는 장 부위원장의 측근 및 친인척들의 소환설에 대해서도 "여러 동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소환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류 장관은 김 1위원장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권력일원화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1위원장이 실질적으로 군을 장악한 것이냐는 질문에 류 장관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군 장악을 못했다는 근거는 없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장 부위원장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는 "둘의 갈등 구도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얘기가 나왔지만, 이번 경우에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한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북한의 권력 체계 개편이 대남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군에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체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체제의 불안정성, 공포분위기가 생성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대북 정보감시 및 작전대비태세의 강화를 전 군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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