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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구도 요동] 국방부 "장성택 실각 단정 짓기엔 시기상조"… 2선 후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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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구도 요동] 국방부 "장성택 실각 단정 짓기엔 시기상조"… 2선 후퇴 가능성도

입력
2013.12.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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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각인가, 2선 후퇴인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후견인이자 고모부인 장성택의 거취에 대한 의문이 말끔하게 가시지 않고 있다. 정보당국은 여러 정황증거를 들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단정했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이 장성택의 실각에 무게를 두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핵심 측근 2명이 중죄인 반당(反黨) 혐의로 공개 처형됐고, 북한 전역에 이 같은 사실을 전파하며 김정은에 대한 절대충성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성택의 매형인 전영진 쿠바 주재 대사와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가 지난달 사실상 북한으로 소환당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더구나 장성택은 지난달 6일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국정원과 대북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국방부의 시각은 결이 조금 다르다. 국방부도 장성택 측근의 공개처형 등 '팩트(사실)'에는 대체로 국정원 발표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성택의 완전한 실각 여부는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장성택이 '완전 실각'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수집된 정보의 근거가 다소 부족하다는 뉘앙스다.

실제 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장성택의 거취에 대해 "지금 당장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김남식 통일부 차관은 '장성택 측근들의 처형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 위성사진 등 증거가 있느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확인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국방부의 조심스런 접근에는 과거 정보당국의 판단이 틀렸던 경험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부 강경파로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주도한 김격식 4군단장의 경우 지난해 6월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강등돼 사실상 정치적 수명이 다한 것으로 당국은 점쳤지만 6개월 만에 다시 대장으로 승진하더니 올해 5월에는 북한 군부의 서열 2위인 총참모장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10월 인민무력부장 직위를 끝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아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정각의 경우도 올해 4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더구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이날 국회 외통위에 출석해 "'장성택이 실각했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고 그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고 밝힘에 따라 잠정적인 2선 후퇴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과거 북한의 물갈이 숙청 때와 달리 북한 매체들이 국정원 발표에 잠잠한 것도 의구심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실제 실각이나 숙청을 단행하고도 국정원 발표에 며칠 침묵하다 장성택을 북한 매체에 깜짝 등장시키는 기만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외신들이 장성택의 실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진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을 유보하거나 평온한 평양 시내의 모습을 전했다. 서구 매체들은 "북한의 권력지형이 요동칠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각설을 둘러싼 정보판단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현재로선 모든 것이 추론에 불과하고 이달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를 지켜봐야 장성택의 거취를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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