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폭스 전 미국 국방부 국장이 국방부 부장관대행으로 임명됐다. 4일(현지시간) 퇴임하는 애슈턴 카터 부장관의 후임으로, 폭스가 국방부 2인자인 부장관에 정식 취임하면 미국 국방부 사상 최고위직에 오르는 여성이 된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 천거를 수용해 폭스 전 국장을 부장관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5일부터 부장관대행직을 맡는 폭스는 최근까지 비용평가ㆍ프로그램심사 부문 국장을 맡아 국방예산 편성, 작전 투입비용 평가 등을 수행했다. 헤이글은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에 따른 국방비 삭감으로 전례 없는 예산상 불확실성을 맞은 상황에서 폭스는 부장관 업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시퀘스터로 매년 550억달러의 국방예산이 깎이는 상황에서 한정된 재원을 적재적소에 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오바마가 폭스를 부장관대행으로 임명한 것은 정식 부장관 지명시 상원 인준 등으로 발생하는 업무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폭스는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군사작전 분석가로 활동했다. 보스니아ㆍ코소보 내전, 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 전쟁 등에서 미군 작전 효과 등을 감독하기도 했다. 2009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방부 국장으로 근무한 뒤엔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실에서 선임 고문으로 일하며 카터의 상담역을 맡았다.
한편 카터는 리언 패네타 전 장관 재임기인 2011년 10월 군수ㆍ기술 담당 차관에서 승진해 2년여 동안 부장관직을 수행해왔다. 올해 3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김관진 국방장관과 북한 도발 대응,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을 논의했다. 카터에 이어 한반도 정책을 총괄해온 국방부 3인자 제임스 밀러 정책 담당 차관도 다음달 현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패네타의 측근으로 알려진 카터, 밀러 등이 떠나면서 헤이글이 친정 체제 구축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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