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주장 고희진(33)은 분위기 메이커다. 항상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불어 넣어 주고, 고비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승리를 이끈다. 많은 득점을 올리진 않지만 삼성화재가 최근 6시즌 연속 우승을 할 때마다 고희진은 한 방씩 터트려줬다.
베테랑 고희진이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삼성화재의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탰다. 삼성화재는 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0(25-18 27-25 25-19) 완승을 거뒀다. 7승2패(승점 20)가 된 삼성화재는 2위 우리카드(승점 16ㆍ6승3패)와의 격차를 벌렸다.
1,2위 간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경기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삼성화재는 블로킹 숫자에서 우리카드를 11-5로 앞서면서 높이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고희진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5득점으로 승리에 힘을 더했다.
삼성화재는 경기초반부터 불을 뿜은 레오의 공격을 앞세워 1세트를 25-18로 가볍게 따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상대 최홍석의 강타를 앞세운 반격에 고전하던 삼성화재는 22-24까지 뒤지며 위기에 빠졌다. 세트 막판 삼성화재 특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희진이 있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상대의 서브 리시브 불안을 틈타 고준용이 다이렉트 킬로 기어코 듀스를 만들어냈다. 이어 고희진은 24-24에서 상대 김정환의 공격을 유광우가 몸을 던져 잡아낸 것을 침착하게 레오에게 토스, 강력한 백어택 공격을 이끌어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삼성화재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레오의 백어택으로 26-25로 앞서던 삼성화재는 상대 박진우의 속공을 고희진이 완벽한 타이밍의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극적으로 2세트를 따냈다. 고희진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환호했다.
결국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3세트를 25-19로 가져오면서 경기를 그대로 매조 지었다. 레오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득점(공격 성공률 68.12%)로 승리를 이끌었다.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혼자 38점을 올린 외국인 주포 베띠의 활약을 앞세워 KGC인삼공사를 3-0(25-23 28-26 25-19)으로 제압했다. GS칼텍스는 시즌 4승(3패ㆍ승점 11)째를 거두고 4위로 한 계단 올라섰고, KGC(4승4패ㆍ승점 13)는 2위를 유지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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