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자동 전송프로그램을 이용해 극우성향 인터넷 매체와 인터넷 카페 등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유포했다는 주장이 4일 제기됐다.
국회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2차 공소장 변경을 통해 추가한 정치 관련 국정원 트위터 글 121만여 건 중 지난해 10~12월 유포된 것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국정원은 자신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590여 건만 문제삼고 있지만 '트위터피드', '트윗덱'이란 '봇(bot)' 프로그램(자동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댓글을 나르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야당과 야당후보를 비방한 글들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했다"면서 "이는 국정원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트윗덱은 하나의 계정에 글을 게시하면 미리 연결해둔 유령 계정에도 같은 글이 동시에 게시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국정원은 한번에 수십 건에서 많게는 1,000건의 글을 퍼 날랐다. 트위터피드도 극우성향 인터넷 매체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에 링크를 걸어두면 봇 계정과 연동해 30분 혹은 1시간 단위로 새로운 게시물을 자동 전송하는 프로그램이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번 공소장 별지를 보면 '#KOCON' '#safekorea', '#Dcin'등 # 다음 특정 주제어를 입력한 글들이 많은 게 특징"이라며 "이들은 보수성향 트위터 이용자 모임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작성한 글을 대량 리트윗했다는 것이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국정원이 연동시킨 인터넷 카페에는 '박사모'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봇 프로그램을 통해 연동한 사이트는 콘텐츠가 정치적인 것에 한정된 극우 인터넷 매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인 게 특징이다. 종합뉴스 사이트는 다양한 분야의 뉴스가 하루에만 수백 건씩 생산되기 때문에 봇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 뉴스만 걸러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밖에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지난해 11월 26일 박근혜 후보의 단독토론회, 12월 4일 대선후보 3자 토론 이후 이틀간 박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한 글이 각각 1,880여건, 3,160여건이 재전송됐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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