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좌절이 그를 더 강하게 했다. 자신이 롤모델로 했던 황선홍 포항 감독의 조언 속에 ‘리틀 황새’ 고무열(23ㆍ포항)이 높게 비상했다.
프로 입단 3년 차인 고무열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년 연속 FA컵 정상에 올랐고 시즌 최종전에서 울산을 꺾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올해 8골 5도움을 올린 고무열은 3일 열린 2013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영 플레이어상을 차지했고, 베스트 11에도 선정되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은 2012년까지 이어오던 K리그 신인상을 개편해 만들어진 상으로 프로 데뷔 후 3년 차까지 리그에서 뛰는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고무열은 올 해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기 까지 수 차례 좌절을 겪어야 했다. 그는 2011년 데뷔 시즌 10골(3도움)을 넣고도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이승기(25ㆍ전북)에게 밀려 신인상을 받지 못했다. 8골 2도움을 기록했던 이승기보다 개인 성적이 좋았기에 신인왕 등극을 자신했지만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런던올림픽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또 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동기들이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는 것으로 TV로 지켜보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비 시즌 더욱 이를 악 물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고 냉정하게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됐다.
고무열은 “올림픽도 못 가고 신인상을 못 받았던 것이 큰 자극이 된 것 같다”면서 “일단 리그에서 인정 받아야 큰 무대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 부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었던 데는 황 감독의 조언이 컸다.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황 감독에게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 스트라이커가 갖춰야 할 태도 등 다양한 조언을 들었다. 고무열은 “감독님이 갖고 계셨던 노하우 등 정말 많은 말씀을 해주신다. 항상 감사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교롭게도 고무열은 황 감독이 선수 시절 달았던 18번을 달고 활약 중이다. 자연스럽게 고무열은 스승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그는 “감독님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감독님을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현역 시절 황 감독님처럼 골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채워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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