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진짜 박정현이 누군지 찾는 방송이 2012년 12월 21일 안방극장을 노크했다. 너도나도 가수가 되겠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질린 시청자들은 커튼 뒤에 ‘숨어’ 노래를 부르는 진짜 ‘가수’를 찾는데 흥미를 느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는 그렇게 시작했다. 시즌1, 2까지 프로그램의 이끌고 있는 조승욱 PD를 만났다.
이현아기자
●시즌2의 인기가 대단하다.
=시즌1 당시 파일럿 2번 방송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더는 못하겠구나 했는데 주변과 회사에서 끝내기가 아쉽다는 요청이 많아 여기까지 오게 됐다. 시즌1 성공으로 기대치가 높아져 제작진의 고생이 많다.(웃음)
●파일럿 방송 때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
=2012년 12월 21일 박정현, 28일 김경호로 파일럿 방송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당시만 해도 오리지널 가수를 찾는 블라인드 무대면 흥미롭겠다는 차원에서 출발했었다. 기획 당시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나는 회사를 (KBS에서 JTBC로)옮긴 뒤 프로그램(메이드인유)을 말아먹었고(웃음), 광고시장도 얼어 투자와 지원도 준데다 방송사도 신생사였다. 그럼에도 박정현과 김경호가 좋은 취지를 이해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가장 힘든 점은?
=모창자를 찾는 일이다. 가수가 선정되고 나면 일반인 출연자를 모으는데 시즌2는 전편이 알려지고 일반인 출연 신청이 늘었다. 카페, 커뮤니티, 음악학과, 음악학원 등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 게 지금도 가장 힘들다. 요새는 준비 시간이 갈수록 부족해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다.
●시즌1과의 차별화는?
=시즌1의 포맷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 는 매회 다른 가수가 나와서 이야기가 바뀌고 모창자의 능력도 바뀌어 매회가 특집인 셈이다. 기본 포맷 안에서 가수를 둘러싼 스토리텔링을 좀 더 녹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기존 (오디션)프로그램이 자기 색깔을 중시한다면 우리는 원조 가수와의 싱크로율이 가장 중요하다. 원조 가수와 아마추어가 함께 꾸미는 무대이기 때문에 기존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보면 된다.
●단순히 모창을 넘어 팬심을 발견할 때가 많다.
=처음에는 흥미 위주로, 원조 가수와 모창을 하는 사람이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부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예심과 녹화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이 단순히 모창에 재능을 가진 게 아니라 어떤 가수와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똑같이 따라 부르려 했다는 걸 알게 됐다.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넘는 ‘팬심’을 발견했다.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모창자들도 대단하다.
=모창자들이 나보다 원조 가수의 특징을 더 많이 알고 있더라. 거기에 원조만큼 손색없는 무대를 선보이려면 반드시 훈련이 필요하다.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가 정말 수고가 많다. 원조 가수가 지닌 발성, 호흡, 기교, 감성을 그대로 모창자에게 입혀줘 무대의 완성도가 높다.
●시즌2의 첫 출연자였던 임창정의 무대가 기억난다.
=임창정편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풀어낼 얘기도 많았고. 함께 출연했던 허각이 임창정을 롤모델로 삼고 가수가 된 것처럼 스토리가 있어 개인적으로도 좋았다. 시즌1때는 이수영과 이문세 편이 기억에 남는다. 이수영 편에는 출연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았지만 시청률은 비례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지만 시즌1의 후반부를 이끄는 도화선이 됐다.
●아이유처럼 아이돌 가수의 출연도 신선했다.
=가수의 경력이 출연 유무를 가르지 않는다. 다만 온 국민이 아는 히트곡이 4곡 이상 있어야 라운드별 대결을 할 수 있다. 아이유는 전설급의 가수들이 나오는데 출연을 망설였다. 하지만 세대가 공감하는 노래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5년 차의 아이유도, 50년 차의 내공을 가진 남진도 출연할 수 있었다.
●MC 전현무의 진행도 안정적이다.
=원조 가수와 모창자와의 균형을 잘 맞춰준다. 가수의 신경을 긁기도 하고 승부를 걸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긴장감이 만들어 준다. 아이유의 출연에는 직접 설득까지 하는 등 도움을 줬다.
●마이클 볼튼의 출연도 논의되고 있다.
=여건만 맞으면 해외 가수의 출연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창 실력에 원어 발음까지 갖춘 모창자를 찾을 수 있을까? 외국인 가수의 출연보다 해외에서 포맷을 사가 방송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시즌1이 끝날 즈음 중국에서 판권을 사서 내년에 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즌3에 대한 이른 기대도 많다.
=새 시즌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지금은 남은 방송을 잘 마무리하자는 생각뿐이다. 사실 (시즌3) 요청이 많긴 하다. 우리 방송이 오리지널 가수만 섭외뿐 아니라 모창자의 인원을 구성해야 하고 연습도 필요해 쉽지 않다. 가수 인순이와 변진섭은 시즌 1, 2를 보고 먼저 연락을 줘 시즌3에 모시고 싶지만 모창자를 찾기 어렵다.
●를 좀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이문세 편부터 시도하고 있는데 라운드별 노래말고도 다른 곡들을 배경음악으로 넣고 있다. 이문세 편을 준비하면서 전곡을 들었는데 추억이 있는 노래들이 많더라. 다양한 노래들을 듣는 차원에서 삽입하는데 어떤 반가운 곡들이 나올지 기대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스포츠 이현아기자 lalala@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