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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성택 실각] 사실상 김정은이 숙청 재가… 김정은 '1인 통치체제' 더 공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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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성택 실각] 사실상 김정은이 숙청 재가… 김정은 '1인 통치체제' 더 공고히

입력
2013.12.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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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오랫동안 북한의 2인자로 군림해 온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을 전격 숙청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1인 통치체제'가 본격적인 진입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장성택은 지난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투톱을 유지하며 3대 세습 시대를 일군 주역이었다. 군부에 최룡해가 있다면 당에는 사법과 공안을 총괄하는 장성택이 든든하게 김정은의 권력 승계 과정을 떠받쳐 왔다.

사실 장성택은 김 제1위원장이 공식 집권하면서 급부상한 최룡해와 달리 김정일 체제 당시부터 권력 실세의 지위를 누려왔다. 2009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그를 국방위 부위원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4월과 6월 최고인민회의를 연달아 개최했을 정도다.

장성택의 영향력은 보유한 직책의 면면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그는 정치국 위원, 행정부장,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중앙위원회 위원 등 노동당의 핵심 보직을 모두 꿰찬 상태였다. 정부에서도 국방위 부위원장,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타이틀을 달았고, 군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대장 타이틀을 유지했다. 때문에 "북한 당ㆍ정ㆍ군의 모든 핵심 정보는 장성택에게로 모인다"는 말은 북한 내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

그러나 비대해진 권력은 오히려 양날의 칼이 됐다. 국정원이 공개한 장성택 실각 사유는 '반당(反黨)' 혐의. 노동당이 모든 권력기구의 정점에 서 있는 북한 체제에서 당에 대한 배신은 곧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도전하는 최고 반역죄라 할 수 있다. 안보당국 관계자는 "국가안전보위부와 당 조직지도부가 직접 나서 숙청을 주도한 점만 봐도 북한 지도부가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사실상 김정은이 숙청을 재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성택 숙청설은 올 들어 간간히 제기돼 왔다. 장성택은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를 106회나 수행하며 압도적 1위를 지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행 횟수가 52회(10월 기준)에 불과해 최룡해 군 총치국장(129회)에게 수위 자리를 내줬다. 대북 소식통은 "올해를 기점으로 장성택 심복 그룹에 대한 보위부의 비리 내사가 본격화하는 등 견제가 집중되자 공개활동을 자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성택이 김 제1위원장을 마지막으로 수행한 시점은 10월 10일 당 창건 68주년 경축 합동 공연이고, 대외 노출도 지난달 6일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일본 안토니오 이노키 의원 일행을 면담한 행사가 마지막이어서 보위부가 이 시기에 측근 비리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포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측근들이 공개 처형된 사실을 감안할 때 장성택은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안보당국의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군부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 2010년 인민무력부장을 지난 김일철 사례에서 보듯 숙청과 함께 모든 직위를 박탈하는 것이 북한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성택이 최룡해와의 권력 투쟁에서 밀려 실각한 게 아니라 단순한 2선 후퇴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이 장기간 권부 핵심에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합리적 스타일이 크게 작용했다"며 "돌출 성격의 최룡해와 사사건건 반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장성택이 김정일 집권 당시인 2004년 '분파 행위' 죄를 뒤집어 쓰고 지방으로 쫓겨갔다가 복권하는 등 3차례나 숙청과 사면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북한 수뇌부의 상황 변화에 따라 그가 권력 전면에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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