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안정됐던 배추 무 마늘 등 채소류 가격이 내년에는 급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풍작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손해를 본 대부분 마늘 농가가 재배 면적을 줄인데 이어, 배추와 감자 등의 재배 농가도 파종 면적을 줄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반면 비교적 가격이 좋았던 높았던 양파는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 내년 가격 폭락이 우려된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14년산 마늘 재배면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11% 감소한 2만6,076㏊에 머물렀고 영남과 제주 등 일부 지방의 초기 작황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 마늘 생산량은 올해(41만2,000톤)보다 20%나 감소한 32만톤 가량으로 추정됐다. KREI는 “금년 마늘 가격이 낮아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 면적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배추 무 고추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 작물은 아직 내년 수확을 위한 파종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대부분 농가가 재배면적을 10% 이상 줄일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KREI에 따르면 내년 봄에 수확될 배추의 재배의향면적이 6.7% 감소했으며, 무와 감자의 해당 면적도 각각 8.1%와 12.9% 감소했다. 2012년(11월 기준ㆍ8,050원/600g) 폭등했다가 올해(4,910원/600g) 폭락한 고추도 재배 의향면적이 올해보다 10.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내년 이들 작물의 가격폭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상황에서 날씨가 좋지 않아 작황이 나쁠 경우 공급량이 적정 수요량에 턱없이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작물은 특성상 공급량이 적정 수요량보다 10%만 부족해도 시중 가격은 평소 대비 30~40% 이상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초 작황이 나빠 농가 수취가격(5월 기준ㆍ1,650원/㎏)이 지난해 보다 두 배 가량 높았던 양파 농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REI 조사 결과, 2014년산 재배면적은 올해보다 8.9% 증가한 2만1,828㏊로 나타났다. 또 초기 작황도 양호해 내년 양파 생산량은 141만톤으로 올해(129만톤)보다 9.4%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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