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고문직도 내려놓기로 했다. 최근 김 전 회장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원도 조사에 나서자 하나금융과 완전히 결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일 "김 전 회장이 '하나금융과 연결을 끊겠다'며 고문직 사퇴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사 16층에 있는 고문 사무실도 폐쇄하고 여기에 있던 개인 사물도 김 전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하나고로 옮겼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금융감독원 검사 도중에 고문직을 그만두는 것이 외부에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계약 만료인 내년 3월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식으로 김 전 회장의 뜻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그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퇴임 후에도 '왕(王)회장'으로서 막후 경영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도 2년간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4억~5억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 지난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특별퇴직금 35억원을 받은 것이 과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포함해 4,000여점의 미술품 구매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고, 이번 주 중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마칠 예정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이 같은 의혹을 근거로 금융당국에 김 전 회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냈고,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