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을 완벽히 마치고 150㎞가 넘는 직구를 뿌린 임창용(37ㆍ시카고 컵스)은 왜 돌연 방출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구단의 '전략적 방출'일 가능성이 높다.
컵스는 3일(한국시간) 임창용을 포함한 3명의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논 텐더(Non-tender)' 신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구단이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은 메이저리그 3~5년차 선수들에 대해 다음 시즌 재계약을 포기할 때에 해당한다. 그런데 1년 밖에 뛰지 않아 연봉조정 신청 자격이 없는 임창용의 경우로 추측되는 또 한 가지가 구단의 유망주 보호 차원이다. 신진급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기 위해 고참 선수들을 논 텐더로 풀었다가 필요한 선수일 경우 다시 계약하는 '편법'인 셈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선언한 컵스로서는 당장 로스터 선별 작업을 위해 임창용에게 무언의 양해를 구한 조치로 보인다.
때문에 임창용의 타 팀 이적이나 메이저리그 퇴단은 섣부른 예상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날 임창용의 방출 소식을 접한 뒤 "관심이 있다. 임창용이 국내로 돌아올 마음이 있다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지만 삼성 복귀 역시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임창용은 삼성의 임의탈퇴 신분으로 국내 복귀 시에는 무조건 삼성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임창용은 지난해 12월 컵스와 2년간 최대 총액 500만 달러의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거 신분일 때와 마이너리거 신분일 때 내용이 다른 계약)을 했다. 내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도 이번 논 텐더 방출은 유망주 위주의 40인 로스터 확보를 위한 구단의 전략임이 유력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임창용은 지난 9월 프로 데뷔 19년 만에 빅 리그에 진출했다. 이후 6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6개, 볼넷 7개를 주고 3실점하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임창용은 이달 중순 괌으로 떠나 늘 그랬던 것처럼 개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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