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주변에서 1억년 전 백악기 시대의 공룡 발자국 화석 81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카이네틱 댐(가변형 투명 물막이) 건설을 앞두고 나온 발굴 성과여서 보존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카이네틱 댐이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3일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앞쪽 강바닥과 구릉부 약 5,000㎡를 발굴 조사한 결과, 하천 바닥 암반 중 암각화를 기준으로 동서 41m, 남북 14m 안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 81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암각화에서 9m 떨어진 앞쪽 암반에 30여 개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몰려있었다. 연구소는 초식공룡인 용각류(목이 길고 몸집이 큰 공룡), 조각류(두 발로 걷는 공룡)와 함께 육식공룡인 수각류(두 발로 걷는 공룡) 발자국이 함께 확인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길이 9cm, 폭 5.4cm의 작은 수각류 공룡 발자국은 지금까지 경상도 지역에서 발견된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과 다른 종류일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정부는 카이네틱 댐을 당초 계획(40m)보다 더 넓은 범위(80m)로 설치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반구대 암각화 앞을 흐르는 대곡천 일대에서 확인된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는 이번에 발견된 것까지 모두 13곳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대곡천 상류에 사연댐이 생긴 뒤인 1971년 발견됐지만, 매년 4~5개월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 주변에 늘 물이 차 있는 데다 물 속에서도 흙과 모래로 덮여 있어 발굴 조사를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이번에 카이네틱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물길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처음으로 발굴 조사에 들어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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